작성자 : 김용길 작성일 : 2020-03-24 조회수 : 62
그들의 마지막 자부심을 뺏마오

그들의 마지막 자부심을 뺏지 마오.

그 코로나 바이러스를 요양병원 직원들이 묻혀 왔
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들은 몇 번의 위생교육을 받으며 잘 못 된 사항을
수정해가며 혼신의 힘으로 환자들을 지켰습니다.
요양병원 원장님들은 마스크가 공급되지 않던 초기
에 1000원 짜리 KF94마스크를 구할 수가 없어서
3000원 씩 주고 사서 직원들과 환자들에게 공급했
습니다.
자꾸 마스크를 환자 얼굴에 씌우니 환자가 그 귀한
마스크를 똥기저귀에 쑤셔 박는 일도 벌어졌다 합
니다.
미친 듯이 오르는 가격과 웃돈을 줘도 구할 수 없
는 현실에 좌절할 때 쯤 다행히 정부의 마스크 5부
제가 시작 되었습니다.

어제 정부에서 내린 지시사항들의 대부분은 대구에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자 마자, 요양병원 끼리 알아
서 만든 지침이었고 자발적으로 지켜 왔던 사항들
이었습니다.
2020년 3월 21일 현재 정부는 70개가 넘는 대구
시와 달성군의 모든 요양병원에 대한 코로나 전수
검사를 완료했고,
확진자가 나온 요양병원은 10곳을 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고 확진자가 늘어갔습니다.
대구시의 가동병상이 부족해져 갔습니다.
대학병원에 입원중이었지만, 집중치료가 끝난 사람
들은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
코로나 음성이라는 것이 확인 되면 요양병원으로
전원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타병원에서 병동 일부가 격리되면서 전원오기도 하
고 환자들은 여러 병원으로 섞이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사태에 꺼리는 마음이 들었지만,
스승이 동료가 후배들이 하는 부탁을 들어줄 수 밖
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에도 코로나 앞에
선 것 입니다.

집중치료가 필요한 환자와 코로나 환자를 치료할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코로나와의 전쟁에 참전
했습니다.

전원 당시에 음성이어도 시간이 지나 바이러스가
양성으로 바뀌는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감염되어 왔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 혼란기에 어디서 전염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습
니다.
그나마 병실 여유가 있던 곳은 새로 입원한 환자들
을 한 병실에 모을 수 있었지만,
나중에는 그럴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제일 억울할 사람이 요양병원 직원들 입니다.

그들은 감염의 원흉이 아니라 전선을 든든히 받쳐
준 후방이었습니다.

한 달이상 가족면회가 끊겼습니다.
병실의 환자들은 자신들이 가족들에게 버림 받은
줄 압니다.

그들을 달래고 영상통화를 하며 같이 눈물로 밤을
샌 의료인들을 이제와서 감염의 온상으로 내몰지
말아 주십시오.
그들도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가족을 마지막 까지 곁에서 돌보던 사람
들이 어제부터 그만 둔다고 사표를 내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앞에서도 흔들림 없었던 분들 입니다.
그들도 영웅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제발 그들의 마지막 자부심을 빼앗지 말아 주십시오.

그들도 우리와 같이 싸웠소.

그들이 원흉이 아니란 말이오.

코로나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ㅡㅡㅡㅡ순천향대병원 내과교수 김용길

 

김경만  2020/03/29 11:18:46 [답글] 수정 삭제
국난과 다름없는 어려운 시기에 수고하고 계신 모든 의료인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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