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달개비
2023.05.31
담장 아래 그늘진 곳
버려진 땅에서
꽃망울 열기 전엔
그저 파란 풀잎
바람에 흔들리는
풀포기 하나
어느날
세차게 깨지는
빗방울 소리에
눈 뜨고 깨어난 뒤
자색비단
버선 걸음
청순한 자태
야무진 입고리
꼭꼭 숨었다가
아침 햇살에
잠시 얼굴 펴고
해만 기울면
다시 숨는
말 못 할 사연
외로운 추억
짧은 행복
자주 달개비
高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