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여정건 작성일 : 2012-10-27 조회수 : 571
한물간 호랑이/여정건

한물간 호랑이/여정건


 


분비는 보훈병원 접수대
전광판을 뚫어져라. 본다.
이름을 찾는다.
진료 대기실 통로 의자에
굽은 허리를 기댄다.
호명해도 모른다.
귀가 어둡다.
게슴츠레 한 눈으로
아자(啞者) 모양 상대방 입만 본다.


다리에 힘이 없어
팔자 모양 벌어진다.
지팡이에 의지해서
발바닥으로 밀어서 걷는다.
일분도 안되는 주치의
얼굴 보러왔느냐고 투덜투덜



전광판을 올려다본다
약 타기 위해서 번호표를 본다.
게슴츠레 한 눈을 비비며.
옆 사람에게 고개를 돌리고
군 복무는 어디서 했느냐고
전투는 해봤느냐고 묻는다.
눈에 힘이 들어간다.
입에 신이 내린 듯 쭈절쭈절
혀를 돌려 마른 입술에
자꾸 침을 바른다.
아직 기백(氣魄)은 남아있다.
백마고지에서 전투했지.
총알이 우박 쏟아지듯 했지.
많은 전우를 잃었지.


눈물도 말라서 나오지 않어.


 


듣는 사람은 자리를 떠난 지 오래다.
한물간 호랑이 힘겹게 일어나
발바닥을 밀며 지팡이에 의지해 걷는다.


저 노인 집이 어디메요.
저 걸음으로 언제 집에 가나.
젊음은 전쟁터에서 보내고
혼 나간 육골(肉骨)만 남아있군.

정도  2012/10/27 08:29:22 [답글] 수정 삭제
꽂다운 젊음을 조국에 바쳐 공산주의로 부터
자유민주의를 수호하고자 했던 노병들의 모습이 그려짐니다
"한물간 호랑이 힘겹게 일어나 발바닥을 밀며 지팡이에 의지해 걷는다".
이 대목에 이르러 한 물간 맹호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고 흘러내리네요~`
여 전우님 건강 잘 돌 보시고 항상 가정에 행복과 건안.평안이
늘 충만 하시길 한 물간 호랑이가 기원합니다~~내 청춘 돌리~~줘 ~~외치며/
건지봉  2012/10/27 10:10:36 [답글] 수정 삭제
님이올린글 읽어내려오다보니
남에일같지않은나에 후사가
네눈에 아롱거려
긴 한숨과 더불어 눈물이 나올듣함니다..~
이한몸바처 조국의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엇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늙어가는 노병들...~
요번 대선주자들은 외면하지 않아스면 하는 바램입니다...~
여정건  2012/10/27 10:10:36 수정 삭제
님! 제가 보훈병원에서 만난 분을 그린 글입니다.
아마 그 노인은 보호자도 없는지 그 걸음으로.
휠체어에 보호자가 꼭 붙어 다니는데.
저는 눈물을 삼키며 이글을 메모했습니다.
국가가 노병을 버리고 있습니다.
그 는 국가에 몸을 바쳤는데.
국가는 그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보상했나요?
안케  2012/10/28 07:54:37 [답글] 수정 삭제
여 회장님 안녕하세요?
우리 월남참전 전우들의 비참한 현실을 글로서 잘 표현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여 회장님의 문학적 소질이 뛰어 난 것 같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김경만  2012/10/28 15:00:42 [답글] 수정 삭제
조국과 민족을 위해 피,땀흘리신 국가유공자님들--
언제 나 좋은 세상이 올런지요.
정도  2012/10/28 18:45:45 [답글] 수정 삭제
언제나 좋은 세월이 올런지요? 동병상련의 아픔을 함께하며/.
12월19일 모든것이 결정 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즐-건 마음으로 손에 손잡고 투표장으로 달려갑시다..
나라의 운명과 참전국가유공자들의 예우을 결정 짓는 중요 한 선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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