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여정건 작성일 : 2013-07-23 조회수 : 1253
바람난 발바리/미니픽션


 




 나는 퇴근길에 바쁘다는 김 과장의 손을잡고 회사근처 돼지족발집에 갔다.


커피색의 돼지컵질이 쫄깃해서 내가 좋아한다. 술안주로도 최고라 생각하며, 먹고 남은 고기는 우리 집 발바리 보신용이다.


 "김 과장 강아지 키우고 있나?"


 "웬? 강아지야."


 "우리 집에 암놈의 발바리가 좀 이상해. “


 “어떤데?”


 “안 하던 킹킹 소리를 내고 자꾸만 밖으로 나가려고 한단 말이야.”


 “암놈?”


 “응.”


 “몇 개월 됐는데.”


 “12~14 개월 됐을까!”



 


 김 과장은 여러 마리의 개를 키워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안다고 말한다.


김 과장 이야기는 암컷은 발정기 시기는 생후 6~8개월이고. 그리고 증상은 외음순이 부어오르고 곧이어 피와 같은 분비물이 나오게 된다. 고 말한다.



 


 나는 집에 돌아와서 발바리몸 상태를 유심히 관찰했다. 집 사람은 뭐하는 짓이냐고 야단을 친다. 나는 피식 웃으면서 발바리를 거꾸로 들었다가 방바닥에 눕혀도 보았다. 마치 동물병원 의사나 된 듯이 살펴보았더니 외음순이 좀 부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분간 할 수가 없다.



 


 저녁 퇴근 후 발바리를 대리고 아파트 길 건너 동물 병원에를 데리고 갔다.


의사말로는 일주일후에는 교미를 시켜줘야 한다면서 다음 주 일요일에 15만원을 가지고 오면 순종으로 해주겠단다. 나는 하도 기가 막혀서 의사의 위아래를 쳐다보고 알겠다고 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여보 발바리가 암내를 내는대 일요일에 15만원을 들고 오라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


 “쓸때없는데 돈 쓸 궁리 하지마세요.”


하면서 눈을 흘긴다.



 


 “김 과장 우리 발바리 말이야.”


 “발바리가 왜?”


 “동물병원에대리고 갔는데.”


 “그런데.”


 “일요일에 15만원 가지고 오라는데.”


 “개종자가 좋은 모양이군.”


 김 과장은 자기가 잘 아는 집이 있다며 약도를 그려준다. 10여 종의 순종을 가지고


있으며 동물병원에서 주로 이용을 하는 곳이라 고한다.


 “전화를 해줄 태니 일요일에 가봐.”


 


 나는 일요일 아침 강아지를 데리고 수놈한테 가려고 발바리를 잡는데 한 바탕 소동을 폈다. 발바리는 혹시 자기를 갔다 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요리조리 도망을 쳤다. 집 사람과 한참을 소동을 피우고 겨우 발바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힘들게 잡아서 차를 타고 가는데도 안 가겠다고 앙탈을 부리며 끙끙 덴다. 춥던 날씨는 어느덧 포근한 봄 날씨다. 나뭇가지에는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차장 멀리 아지랑이도 아롱아롱 보인다.


 


 들녘에는 보리 순이 파랗게 솟아 푸른 물결을 치며 피로한 눈을 싱그럽게 한다.30분 넘게 달려서 수놈이 있는 집에 도착했다. 같은 품종이라 새끼도 예쁘겠지. 하는 생각에 미리부터 영철· 준규· 또 김 과장도 한 마리 줘야지 그리고 줄 사람들을 머리에 그려본다.



 


 개 사육장은 200여 평에 각종 종류 별로 분류해서 취침실과 운동 실 샤워실 그리고 접을 붙이는 방이 따로 있다. 주인은 원래 종자 비는 10만원을 받는데 김 과장 때문에 5 만원을 받는다고 하면서 선금을 내라고 한다.


 “사장님!”


 “예.”


 사람은 머리가 벗겨지면 공짜를 좋아한다는데 주인 머리는 주꾸미 머리에 주독이 올라 코는 빨갛고 배는 오늘 내일 하는 만삭이 된 배다.


 “사장님 사람은 남자가 여자에게 돈을 주는데 개는 전연 다르군요.”


빨간 콧구멍으로 담배 연기를 뿜으면서 징글맞게 웃으며.


 “물론 사람과 다르죠. 사람은 육갑떨며 기분 내려고 돈을 주는 거고. 이것은 혈통을 지키려고 종자를 심는 겁니다.”


주인은 눈 웃을 치면서.


 “종자를 심고 며칠간은 잘 다뤄줘야 합니다.”


 


 발바리는 일을 끝냈는데도 개 우리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하고 수놈과 함께 놀고 있다. 사육장 주인이 들어가 안아서 무정하게 내놓았으나 문 앞에서 끙끙거리며 수놈과 입을 맞대고 야단이다.



 발바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강아지는 집에 와서 늘어지게 한 잠을 자고 나더니 현관문에 바짝 붙어 앉아있다. 이튿날도 출입문에 바짝 붙어 앉아서 끙끙 거리며 꼼짝도 안 하고 내 얼굴만 쳐다보고 밥도 먹지 않고 좋아하는 소시지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아니 그 이튿날도 고 모양 그대로 앉아있다. 강아지가 무어라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지만 끙끙 꺼리는 것은 대충 이런 것 같다. 


 


 "야 인마 내가 지금 밥을 먹을 수 있느냐. 고 수놈이 눈앞에서 아롱거리는데. 어서 고놈에게 데려다 줘."


하는 눈치다.



 "그래 기분 전환으로 공원 산책이나 하자"


 하면서 문을 여니까 쪼르르 달려가 엘리베이터 앞에 가서 앉는다. 지하주차장에 내려서 좋아서 캉캉거리며 차를 찾아가서 차문 옆에 앉아 빨리 오라는 듯 조그만 엉덩이를 흔들면서 야단이다.


  "야! 산책이나 하자."


아무리 잡아끌어도 버티고  꼼짝을 않는다. "그래 타라."차 문을 여니까 훌쩍 올라탄다. " 그래 공원 한 바퀴 돌자. "공원에 도착해서도.


차에서 안 내리고 끙끙거린다.


 "요년이 단단히 바람이 들었구나."


 '죽은 놈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 년 소원 못 풀어주겠니.'


 


 차를 몰아 수놈이 있는 집으로 달려갔다. 수놈 집에 도착하자 강아지는 차 안에서 멍멍거리며 껑충껑충 뛰며 좋아 한다.


정말 미치도록 좋은 모양이다. 차 문을 열어주니 주위도 살피지 않고 수놈에게로 달려간다.


  그때. 개주인은 신발도 안신은 채 맨발로 허겁지겁 뛰어나오면서 큰소리를 지른다.


  "돈을 내세요. 그냥은 절대로 안 됩니다."


  "아저씨! 지난번에 돈을 드렸잖아요."


  "그건 그때 돈이고. 지금은, 아니 매번 돈을 내야합니다 공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그럼 좀 깎아주세요. 이만 원만 받으세요."


개주인은 발바리가 못 들어가게 막아서서


 "안 됩니다. 절대로 안 됩니다. “


입에 개거 품을 물고 상기된 얼굴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막 무가내다.


 


  그런데 발바리는 수놈을 보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끙끙대고 야단이다. 그런데 얄밉게도 수놈은 눈만 똥그랗게 뜨고 딴청을 부린다.



나는 발바리가 불쌍해서 지갑에서 5만 원을 꺼내서 개주인 에게 건네주었다.


돈을 받은 주인은 개 우리 문에서 비켜섰고, 발바리는 냉큼 수놈에게 뛰어갔다.


 


  '요년은 바람피우고, 나는 돈 주고, 수놈은 재미를 보고, 주인은 돈을 벌고, 그럼 난 뭐야.'


내가 중얼 거리는 말을 듣기나 한 것처럼 개 주인 하는 말이.


  "저는 이것이 직업입니다. “


나는 약간 겸연쩍어서 빙긋이 웃었다.


 “이걸로 돈 벌어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노후 대책 하는 중입니다.”


개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혈통을 지켜준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사업이 아닐 수 없지요.”



 '음 종자란 혈통을 말하는군.'


 


  동물은 혈통을 중요시하며 동물 병원에서 혈통 증명서를 해준다는데, 그럼 인간은 뭐야, 혈통은 옛 날 어른 신들이나 혈통을 찾지 현대에는 그런 말 지껄이면 귀신이 볍씨 까먹는 소리한다고 대꾸도 안 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외국의 침략을 많이 받아 그때 혼혈이 발생하였고 근자에 와서는 베트남·태국· 중국·일본. 미국·아프리카 지구촌 곳곳에서까지 많은 다민족이 찾아들면서 다문화가 싹트며 다민족 국가로 형성되어 가고 있다는 현실을 모루고 혈통을 찾는 소리다.


 


  늘어지게 재미를 본 강아지는 내 바짓가랑이를 잡아끌면서 야단이다. 어서 집에 가자고.


  '그래 집에 가자 굶고 앙탈을 부렸으니 배도 고프겠다.'


나는 들리지 않게 중얼거렸다.


 '당신은 말이 개 종자를 준다지만, 개 갈보 포주 영감이 틀림없다.'


개 주인은 구안와사에 걸린 사람처럼 왼편 귀 쪽으로, 입술을 잡아당겨 올리며 징그럽게 지긋이 웃는다.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세요. 김 과장과 놀러오세요.”


발바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색색거리며 행복에 겨워서 깊은 잠이 들었다. -끝-


 


 


 

김경만  2013/07/23 18:51:30 [답글] 수정 삭제
생리현상을 사람의 힘으로 막는다면 억지 아닌가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것을
강아지라고 업을 수는 없겠지요. 교미에 5만원이고, 새끼는 5-7마리, 마리당
품종이나 혈통이 좋다면 마리당 50-7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한번 교미에 3-4백만원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생산효과입니다.
내가 조금만 젊었어도 도전해보련만-- 이젠 물건너간 것---
동문서답  2013/07/25 13:44:53 [답글] 수정 삭제
[오름 소리]
잠든 아들 머리맡에 내려놓는 아빠의 과자봉지 소리!
출근하는 남편 구두에 먼지 부는 아내의 입김소리!
겨울밤 홀 시아버지 밤참 올리는 며느리의 조심스런 발소리!
[내림 소리]
지친 아내의 코고는 소리에 등돌아 눕는 남편의 한숨소리! ㅋ ㅋ
육공  2013/08/03 01:16:23 [답글] 수정 삭제
여정건 전우님
픽션이 넌픽션같은 창작물에 심취하는 팬입니다.
칠순을 넘긴 연륜에 뿌려주시는 열정이 부러운 아직은 육학년에 머무런 전우의 부러움입니다.

지나간 그 때 인연이 되었었다면
산장호수에서 서현석 전우님들과 밤을 함께 하였을 수도 있었는데 그렇습니다.
지나간 이야기 였습니다.
그 때 함께했던 김경만 전우님 여여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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