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7-08-25 조회수 : 736
Red to Blue - 49~50


49

북한 남포항. 디스프리아호

콘설스 선장은 남포항만 소장의 식사 초대 시간동안 배를 지킨 당직 사관에게 근무 교대를 명했다.
선장은 북한측 대우를 흐뭇하게 생각했다.
그는 오랜만에 부하 선원들과 기분좋은 저녁 시간을 보냈다.

콘설스 선장은 엘리베이터에서 갑판으로 내려 섰다. 갑판 우현에 선장실이 있기 때문이다. 넓은 공간에 잘 꾸며진 선장실은 전방 선수까지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커다란 유리창이 달려 있었다.
선장실 한켠에는 샤워장이 딸린 침실과 침실 오른편에 비상 출입구가 있고, 이 문을 열면 배 우현으로 통하는 길이 6피트의 비상 철제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 건너편은 가파른 난간이며 난간밖은 바다였다.

야간 작업에 익숙한 부두하역 인부들이 등불도 밝히지 않은채로 크레인을 움직여 끈임없이 화물들을 디스프리아 선창으로 싣고 있었다. 모두가 시리아로 보내지는 수출품들이었다.
세계 어느 항구에서도 있을 수 없는 낮에는 쉬고 밤에만 일을 하는 이런 이해 할수 없는 작업을 이곳 남포항에서는 계속했다. 어두운 밤 전등불도 밝히지 않은채로…..
이 밤샘 작업이 끝나면 동틀무렵에서야 출항 명령이 떨어질 것이었다.
그러나 콘설스 선장은 항만 당국의 이런 일에 관여 하지 않았다. 그는 오직 배의 안전 항해를 위한 선장일뿐, 나머지 비즈니스는 그의 소관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

같은시각, 장갑수가 이끄는 비밀결사 요원 7명은 남포시가지 어느 한곳을 습격했다. 한 밤중에 불시 습격을 받은 그곳은 일이 싱겁게 끝났다. 장갑수가 이끄는 무리들이 휴대한 총은 소음기가 장착돼어 동네 사람 어느 누구도 밤중에 일어난 총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들은 일곱 구의 시체를 깨끗이 청소했고 핏자국까지 말끔히 닦아 청소했다.
피습 당한 이들은 화물 안전 요원으로 디스프리아호에 승선할 북한 군인들이었다.

콘설스 선장은 출항에 대비했다. 물론 수로 안내선의 인도를 받겠지만 선장인 자신이 자세히 알아 두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출항에 앞서 북한측 화물 안전요원 7명이 승선하기로 되어 있는데 아직 연락이 없었다.
용선계약(傭船契約) 말미에 명시된 ‘화물의 안전을 위해 화주(貨主)측 안전요원이 승선한다’라는 계약 조항을 콘설스선장은 잘 알고 있었다. 어느덧 부두의 작업이 끝나 인부들은 배에서 하선했다.
새벽 바다의 추위를 뚫고 서서히 여명의 시각이 다가 오고 있었다. 이시각 사령탑에는 콘설스선장과 항해사가 커피잔을 마주하고 있었다.
이때 폰이 울렸다.
“선장님 보트 한척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
항해사는 커피잔을 내려 놓고 레이더 앞으로 다가 섰다.
콘설스 선장은 갑판원이 가리키는 불빛을 주시했다.
우현으로 접근해 오는 작은 불빛이 보였다.
“어선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해뜨기 전에 출항하는….”
갑판원이 말했다.
선장은 항해사 어깨너머로 레이더 스코프를 들여다 보았다. 하나의 점이 계속 이쪽으로 움직이며 다가 오고 있었다.
“우리배로 접근하는 것 같은데”
선장이 말했다.
보트는 이미 디스프리아호 부근 가까이까지 다가왔다.
“접현(接懸) 하려는가 봅니다. “
갑판원이 말했다.
“수로 안내선은 아닐텐데.”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
“수로 안내선은 아침 여섯시쯤 이나 돼야 올거야.”
항해사가 정확한 시간을 일러 주었다.
“우현 갑판 사다리부근으로 내려가 알아보고 올라오게.”
선장이 갑판원에게 명령했다. 갑판원은 무전기를 휴대하고 아래쪽 갑판으로 내려갔다. 곧 브릿지에 있는 모든사람들 눈이 저 아랫쪽 상 갑판위를 걷는 갑판원의 모습에 쏠렸다.
갑판원은 곧 우현 플렛홈에 올라가 밑을 내려다보며 무전기 레시버를 꼿았다. 그의 옆에는 아래 바다쪽을 향해 뻗어 내려갈 사다리가 접혀 있었다.
이때 브릿지의 사령탑에서 조명 스위치를 눌렀다. 순간 강렬한 불빛이 갑판과 아래쪽 바다를 향해 내리 비췄다.
검은 바다를 내려다 보는 갑판원의 작은몸이 불빛 아래 환히 들어났다.
“무엇이 보여?”
선장이 무선 마이크를 통해 갑판원에게 물었다.
“네, 보트가 사다리를 내려 달라고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 인지를 물어 보게.”
갑판원은 자신의 휴대용 확성기로 보트를 검문했다.
“선장님, 이들은 동승할 화물 안전요원이라 합니다. 일곱명이 승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승선서류를 휴대 했느냐고 물어 보게.”
“네, 잠시만요……”
“휴대 했답니다.”
“서류를 휴대한 책임자 한명을 우선 이리로 올려 보내게”
명령을 받은 갑판원이 플렛홈에 장치된 콘솔의 작은 버튼을 눌렀다. 모터소리와 함께 곧 사다리가 펼쳐 지며 바다를 향해 아래쪽으로 내려 가기 시작했다.

안전 요원들을 승선시킨 디스프리아호는 수로 안내선을 앞세우고 천천히 움직였다.
접안수로를 빠져 나가면 안내선은 곧 되돌아 갈것이었다. 그러면 항속을 높이고 자동 운항 조정장치로 변경후 선원들은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모인다. 평소 콘설스 선장은 항해사와 함께 브릿지로 배달됀 식사를 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선장실에서 식사할 계획이었다. 그것은 한달 반 동안을 함께 항해할 화주측 안전요원 일곱명을 선장이 아침식사에 초대를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디스프리아호의 최초 손님들 이었다.

선장실에 차려진 식탁은 호화로웠다.
콘설스 선장과 일곱명의 손님이 막 주방요원으로부터 훌륭한 식사 서빙을 받으려는 찰라 였다. 이때, 사건은 순식간에 발생했다.
“아니? 왜들 이러십니까?”
서빙 중인 쉐프가 놀라 소리쳤다.
“진정들 해!”
콘설스 선장이 큰 목소리로 소란을 진정시켰다.
선장은 금방 사태를 파악 했다.
콘설스 선장이 천천히 주위를 둘러 보았다. 기관단총의 총구가 20살짜리 나이 어린 주방보조원 2명에게로 겨누어져 있었다. 부하들의 얼굴색이 백지장처럼 새 하얗게 변해 있었다.
“어떻게 하라는 건가?” 콘설스 선장이 목에 두른 내프킨을 걷어내며 자기 앞에 앉아 있는 무례한 북한 군인에게 물었다.

군인 지휘자가 주저없이 대답했다.
“당신들에게 개인적인 원한은 전혀 없소, 그러나 우리들의 요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당신들은 우리와 함께 죽을 것이오.”
“그 요구란 것이 뭐요? 당신들은 화물 안전요원들 아니오?”
“곧 알게 될 것이오 선장, 자아 다들 일어나 아래층 대 식당으로 내려갑시다.”
선장은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일곱명의 괴한에게 이끌려 선원들이 모여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선장은 걸으며 이들에게 말했다.
“이 배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이미 말했소 선장.”
대답하는 자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앞장선 선원 2명은 머리위에 손을 얹은채로 상체를 떨면서 걷고 있었다.
식당에서 즐거이 아침식사를 하던 21명의 선원들이 일시에 손에서 포크를 내려 놓았다.

이렇게 순식간에 최신예 선박 디스프리아호는 테러리스트 7명에 의해 점령됐다.
지휘자가 선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선장이 만약 내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경우 대신 너희들을 한명씩 이자리에서 처단할 것이다. 자아 선장, 누구부터 먼저 죽여줄까? “
이 말 한마디에 21명 부하들의 시선이 일제히 선장 얼굴을 쳐다 보았다.
“그 요구란 것이 무엇인가?” 선장이 또다시 폭력자들에게 물었다.
“48시간 이내에 북한 김정은이 남포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140명의 무고한 우리 동지들을 석방해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보내지는일이다.”
“그런건 우리 배와는 아무런 상관 없는 일이 아닌가? 그게 이유야?”
선장이 어이 없다는듯이 말했다.
그러나 테러리스트 지휘자는 선장의 어이 없어 하는 모습을 비웃었다.
“선장, 무엇을 모르는군, 지금 이 선박에는 미사일과 핵 폭탄이 가득 실려있다. 우리의 요구가 실행되지 않을땐 배에 실린 핵 폭탄이 폭발 할것이야. 그렇게 되면……우리들 모두와 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평양은 물론, 한반도 전체와 일본까지도 무사하지 못하다. 이 폭발로 말미암아 15억 퀴리의 핵 방사능이 한반도와 일본, 중국까지도 뒤덮어 버릴 것이다.”

북한군복과 전투화,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7인의 테러집단은 일사 분란하게 움직였다. 집단의 지휘자는 재빨리 부하 한명 한명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동안 잘 훈련된 군 특수부대 행동 이었다.

선장과 테러 지휘자가 곧 브릿지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주변 바다는 막 아침햇살이 쏟아져 내려 황금색 물결이 출렁이고 있었다.
태러리스트의 요구에 따라 선장은 항해사에게 명령해 디스프리아호를 정선 시켰다.
아득히 남포항 해안선이 바라 보였다.

“이봐, 너 이리 와.”
장갑수는 기관단총 총신을 젊은 갑판원에게로 겨누었다.
젊은이는 엉거주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듯이 상사인 갑판장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갑판장이 장갑수에게 말했다.
“내 부하를 어떻게라도 하면 나는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장갑수는 갑판장이 말하는 영어를 대략 그렇게 알아 들었다.
장갑수가 대답했다.
“네가 부하를 사랑하는 마음은 가상하지만 네 한몸 간수나 잘 해라.”
갑판장은 할수없다는듯 부하 갑판원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따라 갔다 와, 시키는대로 잘해.”
갑판원과 장갑수가 함께 방을 나갔다. 나머지 선원들은 모두 테러리스트들의 지시에 따라 손을 머리위에 얹고 벽을 향해 돌아섰다.

B 갑판에 이르러 장갑수는 갑판원을 멈춰 세우고 물었다.
“이 갑판에 방이 몇이고 방주인은 누군인가?”
“기관장 뿐 입니다. 건너편 저쪽 방입니다.
갑판원은 겁에 질린듯 대답했다.
“이봐, 안심해 내 말만 잘 들으면 죽이진 않을 테니까.”
장갑수가 그를 달랬다. 갑판원은 애원하는 눈빛으로 계속 말했다.
“일등 항해사의 방은 저쪽이지만 지금 부릿지에 계십니다.”
“창고는 어딘가? 그리로 가자.”
갑판원이 몸을 돌려 먼저 계단을 내려 가기 시작 했다.
C 갑판을 그대로 지나쳤다. D 갑판에 이르러 갑판원은 바깥 쪽으로 문을 열고 나갔다. 갑자기 닥친 바닷바람에 잠시 두사람은 몸을 떨었다. 거기는 배의 뒷쪽에 해당되는 곳이었다.
두사람은 그곳 선미를 가로 질러 창고로 들어갔다. 창고 한쪽은 높은 창문이 달려 있고 창은 굵은 쇠창살이 용접으로 폐쇄돼 있었다, 높은 천정에는 희미한 형광등이 달려 있었다.
“저 쪽은 어디로 통하나?”
장갑수가 선미(船尾)방향의 문을 향해 턱짓으로 물었다.
“조차 장치의 격납고 입니다.”
“확인 해 보겠다.”
그곳 철문을 열자 내부는 녹색으로 칠해진 강판(剛版)의 벽으로 둘러 쳐진 또다른 방이었다. 방 건너쪽 문을 여니 계단이 길게 아래쪽으로 꾸불 꾸불 뻗어 있었다.
장갑수는 갑판원에게 철문을 닫아 자물쇄로 잠근 후 볼트로 고정 폐쇄 시키라 명령했다.
조타 장치 격납고의 좌우로 화학 약품 창고와 페인트 창고가 있었다. 장갑수는 이런 창고들은 무시 했다. 만약 이런 창고에 인질들을 가둠으로서 약품 냄새에 질식 할것을 염려 해서 였다.
그런점으로 볼 때 첫번째 비어 있는 창고가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는 상당히 넓고 환기 상태가 좋으며 채광창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출입문이 하나 밖에 없어 감시가 용이 했다.
“저 쪽은 무엇인가?”
“엔진실로 통해 있습니다. 안쪽에서 자물쇠가 채워져 있습니다.”
장갑수가 그 철문을 몸으로 밀었다. 꿈쩍도 하지 않았다. 드디어 만족한 웃음이 그의 얼굴에 퍼졌다.
“이 배에 총 몇사람이 타고 있나? 속여선 안돼. 지금 네가 말한 숫자 보다 한사람이라도 더 많으면 그를 사살 하겠다.”
젊은이는 혀로 마른 입술을 적셨다.
“선장님을 포함해서 22명 입니다.”

이것으로 장갑수는 배의 모든 사항을 알아 냈다. 그는 겁에 질린 그 젊은 갑판원을 1호 창고 안으로 밀어 넣고 철문을 닫아 밖에서 자물쇠를 채웠다.
그리고 급한 걸음으로 계단을 뛰어 올라 식당으로 향했다.
그는 동지들과 인질로 잡은 선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돌아와 고개를 끄덕여 보였고, 몇분 뒤에 콘설스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질들을 모두 1호 창고에 감금 시켰다.


피랍된 디스프리아호
이시각 화물 적재 칸에서는 두명의 테러리스트들이 땀흘려 작업을 했다. 김일성 대학을 졸업한 핵 물리 학도인 황대환은 드디어 배에 실린 핵 탄두 분해 작업을 마쳤다.
우라늄 핵 폭탄은 우라늄을 폭탄 용기 안에 넣고 뇌관만 설치하면 바로 핵 폭탄이 되기 때문에 푸루토늄 핵폭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 수준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황대환은 핵 탄두에 신관과 화약을 결합 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자신이 늘 해본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5개의 핵 폭탄을 인위적으로 폭발 시키려면 반드시 해야 할 순서였다.
이제 외형상 폭탄이라는 용기 안에 남아 있는 것은 우라늄 235(우라늄 고유번호)에다 기폭 뇌관을 설치하는 작업만 끝내면 이 폭탄은 언제든지 폭발이 가능해 진다. 즉 인위적으로 만든 자살용 핵 폭탄이 제조 된 셈이었다.
나머지 작업은 이 폭탄을 상갑판위로 옮긴후 거기서 마무리를 해야 할 것이다. 옮기는 일은 배에 장착된 소형 크레인과 상갑판으로 통하는 엘리베이터가 도움을 줄 터였다.

승무원 4명이 창고에서 끌려 나왔다. 그리고 방호복과 방독 마스크를 착용한후 우라늄 폭탄 5기를 상갑판위로 옮겼다.
작업이 끝나자 4사람은 다시 창고안으로 끌려갔다. 창고의 철문이 열렸다 다시 닫혀지고 밖으로 자물쇠가 채워졌다.
핵 폭탄이 준비 되자 황대환은 브릿지로 올라갔다.
브릿지위 사령탑에는 동지두명이 콘설스 선장을 잘 감시 하고 있었다. 황대환은 손에 들고 있던 플라스틱 장치를 콘설스 선장에게 내 보였다.
그것은 담배갑 크기 정도로서 중앙에 버튼이 달린 리모콘이었다. 리모콘에는 안테나가 돌출되어 있었다.
“이것이 무엇인지 알겠소 선장?”
황대환이 콘설스 선장에게 말했다. 콘설스 선장은 잘 모르겠다는 뜻으로 어깨를 들썩 했다. 그러나 선장은 그것이 핵 폭탄 폭파 스위치라는 것을 금방 알아 차렸다.
“음파 발진 장치요, 핵 폭탄을 폭파 시키는 스위치란 말이요.”
황대환이 계속 설명했다.
“여기 이 버튼을 누르면 VHF 음파가 발진되고 그것이 차츰 높아져 마지막 단계에는 소리가 사람귀에 까지 들리지, 그러면 저기 보이는 갑판위 저 폭탄 에 장치된 수신기의 음파도 동시에 올라가는데 그 한계점에 다다르면 순간 휴즈가 끊어지고 전류가 차단되지, 이 전류 커트가 기폭 장치에 전달돼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가는 상상에 맡기겠소 선장님!”

콘설스 선장은 상대방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한치의 빈틈도 없어 보였다. 설명을 마친 황대환은 그 기폭 장치를 자기 리더에게로 넘겨 주었다. 이제 디스프리아호의 운명은, 더 나아가 한반도의 운명은 이 테러리스트 리더에게 달려있었다.
선장의 눈 아래로 굽어 보이는 상갑판위에 나란히 늘어놓인 저 폭탄들, 설령 저것이 핵 폭탄이 아니라 하더라도 저것들이 폭발을 한다면 사람과 배는 갈가리 찢겨서 차가운 바다 속에 잠겨 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저것들이 핵 이라면 이는 상상을 초월할 일이었다. 영화에서나 본적이 있는 핵 폭탄의 폭발모습, 그 폭발때 일어나는 버섯구름과, 수천 마일 범위의 처절한 지옥의 장면, 이런것들이 콘설스선장의 머리속을 어지렵혔다.
“무얼 하는 거요 선장?”
테러리스트 지휘자가 벽에 부착된 디지털 시계를 처다 보면서 말했다.
시계는 벌서 오전10시 35분을 가리키고 있다.
“통신실로 가자.” 테러리스트 지휘자가 명령 했다. 그는 계속해 말을 이었다.
“이제 김정은과 흥정을 해야지. 그리고 한국 대통령과 일본 수상, 중국 공산당 서기장 에게도 이곳 상황을 알려야 하질 않겠소?”

오전 10시 40분. 북한 청진해상 관제소
약 2시간 전에 밤 근무자와 근무 교대를 마친 이영하는 입이 찢어지게 하품을 했다.
야간 근무자들은 가까운 근해로 고기잡이를 나간 작은 어선들을 관리하기 위해 교신을 자주 하지만 낮 시간은 상대적으로 한가했다. 때에 따라 원양 선박들을 컨츄롤 할 경우를 대비해 정식 영어 교육을 받은 젊은 직원들이 주로 낮 시간에 근무 배치가 됐다.
이영하는 35살 나이로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해상 관제관이었다.
그의 나른함이 어제밤 밤잠 설친 탓으로 만 돌릴 수 없었다. 하루 중 이 시간이 그에게는 가장 따분한 시간 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한가한 시간, 스피커폰에서 호출자의 목소리가 울려 나왔다.
“북조선 해상 관제 센터, 북조선 해상 관제 센터, 여기는 디스프리아호.” 영어 발음이 자연스런 외국인 선장의 호출 이었다.
디스프리아호는 전용 채널을 쓰지 않고 만국 공통 채널인 25채널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영하는 팔을 뻗어 송신기를 잡았다.
“디스프리아호. 여기는 북조선 청진 해상 관제소입니다. 말씀 하십시오.”
그도 능숙한 영어로 응답했다.
“청진 관제소, 여기는 디스프리아호 콘설스 선장이오. 긴급 사태 발생, 긴급 사태 발생을 알립니다.”
이영하는 디스프리아호를 알고 있었다. 그 배에 대하여 각별한 관심을 가지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재빨리 한 손으로 마이크를 막고 동료에게 테이프 레코드 스위치를 켜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녹음 테이프가 돌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한 다음 신중하게 응답하기 시작했다.
“디스프리아호. 다시 말하겠습니다. 여기는 북조선 청진 해상 관제소입니다. 무슨 일입니까?”
“우리 디스프리아호는 이시각 현재의 지점에서 정선을 요청합니다. 닻을 내리겠습니다. 더 이상 항해할 수 없습니다.”
“디스프리아호, 긴급 사태 내용을 알려주십시오. 무슨 사태입니까?”
“……”
응답이 없었다. 10초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무슨 일일까……?’
잠시 후 디스프리아호 콘설스 선장의 음성이 다시 울려나오기 시작했다.
선장의 목소리가 관제실 전체를 울렸다. 직원 한 명이 마이크를 스피커로 연결시켰기 때문이었다.

이제부터 이 통화는 평양에 있는 중앙당 간부에게까지 동시 청취가 가능할 것이었다.

“청진 관제소, 여기는 디스프리아호. 긴급 사태 내용은 설명할 수 없음. 본 선박도 더 이상 항해할 수 없다. 그러나 본 선박의 정선이유를 확인키 위해 어떠한 조치라도 그쪽에서는 취할 수가 없다. 작은 배로 접근도 하지 마시오. 만약 이 경고를 무시하면 본선에 실려 있는 폭탄들이 순식간에 폭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합니다. 이 배에 실린 핵폭탄이 모두폭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만 끊겠습니다.”
“잠깐만, 디스프리아. 이 무선 통신을 끊고 우리가 그쪽으로 다시 전화를 걸겠습니다. 잠깐만……”
“안되오. 무선이나 선박전화 접촉 모두 다 안됩니다. 12시 정각에 이쪽에서 다시 연락을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최고 책임자와 통화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시오. 이상.”

같은시각 한국. 인천 해운항만청
인천 해운항만청 담당관이 이 교신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그는 곧 손을 뻗어 레코드 자동 작동 스위치를 눌렀다.

같은 시각 일본. 홋까이도 해상 보안청
홋까이도 해상 관제센터로부터 긴급 연락을 받은 이시로꾸 차장은 우선 간단한 비상 조치를 명령했다.
디스프리아호가 사용하고 있는 25체널은 공개된 체널이었다. 디스프리아는 지금 북한 청진 해상 관제소와 이상한 교신을 하고 있었다. 곧 심상치 않은 사태임을 짐작한 이시로꾸 차장은 즉각 통신 감청, 녹음, 분석, 보고등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 하도록 지시했다.

같은 시각 알라스카. 미국 어업 무선국
국제 어업 무선망, 공용 체널 주파수인 25체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이 알라스카 어업 무선국이었다.
세계의 모든 어선들이 이 공용 체널을 주 주파수로 교신을 하기 때문이었다.
어업 무선국 직원 알렌은 누군가가 재미나는 장난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옆에 있던 직속 상관의 두 눈이 왕방울처럼 점점 크게 떠지기 시작했다. 그는 미 해군 정보부대 출신이었다.

북한 청진. 해상 관제소
디스프리아호 선장은 일방적으로 교신을 끊어버렸다. 그가 무선 스위치를 끄는 소리가 ‘딸깍’하고 크게 울렸다.
이영하는 교신을 재차 시도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그는 곧 평양 직통 전화기에 매달렸다.

북한. 남포항
항만 시설을 경비하는 군인을 태운 북한 수로 안내선이 디스프리아호 주변 2마일 거리에서 10노트 속력으로 서서히 주위를 맴돌았다.
2마일이나 떨어진 거리인데도 디스프리아호는 거대하게 보였다.
지휘자는 무전기를 손에 들고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곧 조타수에게 명령했다.
“안되겠다. 그냥 돌아가자.”
되돌아서 달리는 안내선 후방으로 디스프리아호는 차츰 멀어져 갔다.

청진 해상 관제소와 통신을 마친 콘설스 선장은 기관단총의 위협을 받으며 갑판으로 끌려 나갔다.
저 멀리 3마일쯤 거리에서 소형 배 한 척이 육지로 되돌아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선체 중앙 갑판에 장치된 폭약과 폭탄을 보았다.
핵폭탄 전문가라 자칭하는 황대환이라는 사내로부터 폭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는 매우 훌륭한 영어를 구사했다. 선장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테러리스트들은 모두 두꺼운 방한복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아마 그들은 선실을 뒤져 승무원들의 방한복으로 옷을 바꿔 입은 것 같았다.
한 명은 선수루에, 또 한 명은 높이 60피트나 되는 굴뚝 모양의 케싱위에 앉아 주위 바다를 감시했다. 세 번째 사나이는 브릿지 안에 있었고 그는 거기서 레이더 스크린을 감시하고 있다. 고성능 레이더 덕분으로 사나이는 가만히 앉은 채로 반경 50마일의 해상과 해저를 환히 감시할 수 있었다.
테러 지휘자는 선장인 자신의 옆에 꼭 붙어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머지 두 명은 배안 어디엔가에 있을 것이었다.
테러 지휘자는 선장에게 거듭 말했다.
“선장, 이보시오. 우리가 제발 이 폭탄들을 터트리지 않도록 선장이 잘 협조 해주시오. 이것이 폭발하면 그건 아시아의 대 재앙이오.”
그들은 다시 선장실로 올라왔다. 테러리스트 지휘자는 콘설스 선장을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그의 앞에 영어로 쓰여진 종이 한 장을 밀어 주며 말했다.
“12시가 되면 청진 해상관제소를 무선으로 불러내 이걸 읽어주시오. 그냥 쭉 읽기만 하시오. 다른 말은 일체 하지 말고 아무 질문도 받지 마시오. 알겠소?”
콘설스 선장은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무선 호출 채널은 25채널로 고정시키시오. 그 이유는 선장도 잘 알 것이오. 이상이오.”
“이런다고 북한 정부가, 옥에 갇힌 당신들 동지를 140명씩이나 풀어줄 것 같아요?”
콘설스 선장이 불안한 눈으로 테러리스트에게 물었다.
“그럼, 달리 선택의 길이 있겠소? 이 핵폭탄이 폭발하면 3천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오. 당장,” 그는 3천만 이라는 숫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북한 청진. 해상 관제소 12:00시
청진항을 끼고 오른쪽 언덕 높은 곳에 낮게 지어진 건물. 북한 해상 교통을 관제하는 이곳 통신실에 콘설스 선장의 떨리는 음성이 다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청진 해상 관제센터, 여기는 디스프리아호.”
수십 명의 남자들과 군인들이 벌써부터 진을 치고 있었지만 정작 통신실에는 세 사람밖에 없었다.
이들은 30여분 전부터 디스프리아호로부터 연락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앞에 설치된 레이더 스크린에 나타난 디스프리아호는 그 어느 광점보다 선명했다.
“디스프리아, 여기는 청진 관제소. 잘 들리니 말하시오.”
공개 체널인 25 체널 사용만을 고집하는 디스프리아호 덕분에 이미 이 시간, 전세계는 동시에 이 통화를 모두 같이 엿듣게 되었다.
세계 각국 군부대와 정보기관 요원들이 숨죽여 귀를 세우고 있었다.
“디스프리아호가 청진 관제소장에게, 우리는 평양의 황병서 육군대장과 직접 통화를 하고 싶소.”
“여기는 청진 관제소, 내가 이곳 소장 김광일이오. 나에게 말하시오. 내가 책임자요.”
디스프리아호 브릿지에서는 테러리스트 두목이 총 부리로 콘설스 선장 손에 들려진 종이 쪽지를 가리키며 읽기를 독촉했다.
“좋소. 그럼, 지금부터 통지문을 읽겠소. 중간에 질문은 하지 마시오. 우리 디스프리아호는 오늘 새벽 5시를 기해 어떤 무장 단체에 의해 배가 탈취되었다. 이들은 모두 목숨을 버릴 각오라 한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이들은 이 배에 실린 핵폭탄을 폭파 시키기로 했다고 말한다. 여기 핵폭탄 폭파 기술자 이름은 황대환이다. 선장인 나는 이 말을 믿을 수 밖에 없는 충분한 증거를 직접 목격했다.”

같은시각 평양. 공산당 중앙위원회
인민무력부 통신실에서 이 무선 전화를 동시중계로 듣고 있던 인민무력상 박영식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의 옆에선 보좌관의 숨 삼키는 소리까지도 선명히 들렸다.
이 방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가 긴장해 있었다.
북한은 오래 전부터 비밀리 이란과 시리아에 미사일등 군사무기을 수출해왔다. 물위에 떠다니는 그 폭탄을 하이제커로부터 지키기 위해 7명의 중무장 병사들을 승선시켰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배에서 말하고 있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전 승무원들은 배 밑 선창 창고 안에 감금되어 있음. 핵폭탄은 폭발이 가능하게끔 조작되어 지난밤에 상갑판 위로 올려져 즉시 폭파할 준비가 완료됨. 폭파에 따른 기술적인 문제는 황대환이 주도하고 있음. 황대환은 스스로 핵 폭탄 제조 기술자라 칭함.”
“아~”
인민 무력상 등뒤에 서 있던 어느 누군가의 입에서 아~하는 탄식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배를 점령한 자들은 우선 다음과 같은 요구를 북한 당국에 제시하고 있음. 첫째, 본 선박을 중심으로 주위 5마일 이내 모든 선박들을 즉시 해면에서 퇴각 조치 시킬 것.
둘째, 본선 중심 5마일 반경 내에 해상 및 해저로 어떠한 접근도 용납치 않을 것임. 하늘은 1만 피트 이하의 고도로 침입하지 말 것. 이상이다. 응답하라.”
청진 관제소장 김광일은 마이크를 잡은 손에 땀이 났다.
“디스프리아. 여기는 청진 관제소입니다. 잘 알겠소. 귀 선박 반경 5마일 이내 해상에 있는 모든 선박을 즉시 퇴각 시키겠소. 또 항공 관제소에 연락하여 반경 5마일 고도 1만 피트 이내에서의 모든 비행 활동을 금지시키겠오. 더 이상의 요구시힝은 없습니까?”

갈라진듯한 콘설스 선장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테러집단은 이 지시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되면 사전 통고 없이 배에 실려 있는 견착식 미사일로 상대방 물체를 공격하겠다라고 함. 이상. 응답바람니다.”
“알았어요. 알았소. 또 다른 할말은?”
“지금부터 15시까지 연락을 끊습니다. 그때 본선에서 다시 그쪽을 호출하겠오. 이상입니다.”
“잠깐만……”
이쪽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디스프리아에서는 벌써 통신을 끊어버렸다. 청진 관제소장은 옆자리에 있는 직원을 향해 버럭 소리를 내 질렀다.
“아무래도 좋으니 저들의 요구대로 5마일 이내 모든 배들을 물러나게 해, 빨리, 뭣들 하는거야!”
그는 숨도 쉬지 않고 계속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이봐, 공항 관제소에도 빨리 연락해, 빨리, 소형 비행기, 헬리콥터 등 모두 접근 금지야. 알았어? 자~ 빨리! 빨리! ”

이들의 통화내용을 동시에 청취하고 있던 평양 중앙당 간부들 역시 숨가쁘게 움직였다.

디스프리아호 브릿지에서는 콘설스 선장의 손에 들려져 있던 마이크로폰을 테러 지휘자가 빼앗아 다시 제자리에 올려놓았다.
“이젠 어쩔 작정이요?”
선장이 그에게 물었다.
“천천히……”
테러 지휘자가 말했다.
“…… 천천히 기다려 봅시다. 김정은이 미쳐가는 꼴을, 조금 있으면 중국이 움직일 거요. 한국, 일본, 미국을 위시해 전세계가 일제히 중국 쪽에 압력을 가할 테니 두고보시오.”
이 말을 받아 콘설스선장이 대답했다.
“나 역시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아요. 모름지기 죽음이 두려웠다면 선장이 되지는 않았을 거요. 그런데 당신이 북한의 감옥에 있는 140명을 해방시키고 싶다라 했는데 당신의 희망은 오직 그것뿐이오? 그것이 당신의 최종 목표요?”
“나의 최종 목표? 내 최종 목표는 전 북한 인민의 자유요.”
테러리스트 지휘자는 서슴없이 그렇게 말했다.

같은시각. 중국 북경
중국 사오핑 주석은 중앙당 간부들과 머리를 마주하고 있었다.
그는 핫라인을 통해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고, 조금 전에는 일본 수상 하루미 신조와 통화 했다.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중앙당 간부가 긴 침묵을 깨고 먼저 말을 시작했다.
“우리가 매우 성가신 문제에 휘말린 것 같습니다.”
무거운 표정으로 한숨을 삼킨 사오핑 주석이 드디어 말했다.
“……성가신 남의 문제에 휘말린 것이 아니라 이건 곧 우리의 문제요. 만약 15억 퀴리라는 핵 방사능이 한반도에서 중국 대륙으로 몰려온다면 어떻게 할겁니까? 이건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100배에 해당하는 양이요.”
모두들 할 말을 잃고 침묵했다. 그들 앞 탁자 위에 놓인 찻잔이 식어만 갔다.

*

호주 시드니. 엘리자벳 스트리트

응웬은 엘리자베스 스트리트 피습 현장으로부터 도망치기 시작했다.
선글라스를 쓰고 턱까지 머플러를 올렸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공원의 나무들은 짙푸른 초록색 이었다. 산들 바람에 꽃잎들이 떨어져 내렸다.
응웬은 서쪽으로 돌아 웨스트 파크로 향했다. 웨스트 파크는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 거렸다.
그녀는 공원을 끼고 있는 작은 모텔을 찿아 숙박비를 현금으로 지불했다.

*

파라마타 강에서 떠내려온 퇴적물에서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도시인들이 배출해 내는 쓰레기들이 모이면 이렇게 더러운가?
강에서 건져 올린 것인지 또는 훔친 물건인지 쇼핑카트 가득히 구리 토막과 구리 전선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무엇이든 돈이 되는 물건이면 다 훔치는 사람들인데 전선인들 왜 안 훔쳤겠는가?
쓰레기 더미의 악취 때문인지 정오의 햇살 아래 파리 떼가 웅웅거리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목욕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에게서 나는 체취가 골목안에 안개처럼 배어 있었다. 여기 사는 사람들 이라면 돈 되는 일은 도둑질이든 살인이든 무엇이든 하려고 했다.

연방 수사관 알버트 머쉰은 경찰 끄나풀의 제보를 받았다. 강철과 그의 여자친구 응웬을 제거하기 위해 그들은 킬러를 고용했다라는 제보다.
그러나 그날, 도리어 킬러가 당하고 말았다.
시드니 중심가 하이드 파크에서 수많은 인파가 보는 앞에 도리어 킬러가 목숨을 잃었다. 이것은 강철을 보호하는 훈련 받은 전문 세력이 존재한다라는 한 증거였다. 그러나 거기까지 경찰의 손이 미치질 못 했다.
알버트는 그날 부하 한 명을 응웬이 묵었던 호텔 앞에서부터 한 사내를 미행시켰다. 그래서 이들의 은신처를 찾아냈고 이는 제보자의 증언과도 일치했다. 그 동안 시드니에서 일어난 범죄 하부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이 작전에 알버트는 경찰 1개 중대와 수사 반원을 모두 이 파라마타로 투입 시켰다.






50

한국 서울. 국가정보원

국가정보원장은 대통령이 탄 차를 가까스로 청와대로 되돌렸다. 따라서 대통령의 오늘 일정은 갑자기 취소되었다.
“국정원장, 어서 설명해 보세요.”
대통령이 숨가쁘게 말했다. 그러나 전화로 보고를 듣던 대통령의 얼굴이 점차 굳어졌다.
“좀더 구체적으로…… 어떤 자들의 행동이오?”
“아직은 모릅니다. 디스프리아호 선장은 그들이 미리 준비한 성명서를 읽었을 뿐입니다. 그 밖의 말은 일체 없었고 질문도 금지되었습니다.”
“그 선장이 협박을 받아 하는 수 없이 폭탄이 장치되었다고 했을 테지. 그건 단순한 협박일 수도 있지 않겠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테이프를 직접 들어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아, 그렇게 합시다. 지금 곧 청와대로 들어오시오. 나도 이미 차를 돌렸소.”
전화를 끊은 대통령의 머릿속은 어지럽기만 했다. 만약 이 사태가 진짜라면, 대통령으로서도 감당치 못할 큰 일이 될 것이었다.
머리 속에는 미국 대통령, 일본 수상, 중국 사오핑 등이 떠올랐지만 그들이 정말 우리 한국을 어떻게 도울는지가 의문이었다. 대통령은 시트에 등을 깊숙히 묻고 우선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곰곰히 생각했다.
‘긴급 국무회의는 두말할 나위도 없고, 매스컴에 대한 발표는? 국민들의 혼란은? 아, 큰일이다.’
이미 매스컴에 이 사태가 알려졌을 것이다. 수많은 귀가 디스프리아호와 육지간의 통화내용을 공개적으로 모두 들었을 터이니………
한국 주재 대사들을 통해 각국 정부에 우선 우리 정부의 입장을 통보해야 할 것이였다. 그리고 국가 안전보장 회의를 거쳐서 무슨 조치든 빨리조치를 취해야 했다. 대통령으로서 중요한 결단의 순간 이었다. 자동차가 청와대 정문을 통과할 때 대통령은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13시 30분이었다.

*

같은 시각. 한국 국방부

국방장관은 해군 참모총장과 통화하고 있었다.
“사건 발생 첩보에 의할 것 같으면……” 라고 국방 장관이 침착하게 말을 시작했다.
“첩보에 의할 것 같으면….. 범인은 어떤 자들이며 그 수는 몇 명인가? 또한 그들은 제정신인가? 정말 그 배에 핵폭탄은 실려 있는가? 만약 핵폭탄이 있다면 폭발이 임의로 가능한가? 폭발에 대한 기술적인 자문은 구했는가? 이거 정말 큰일이야.”
해군 참모 총장은 국방장관의 쏟아지는 이런 질문에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못하고 쩔쩔 맸다.
그러나 장관은 계속해 말했다.
“아무튼 빨리 알려줘서 고맙소. 지금 즉시 대통령께 보고를 드려야겠소. 그런데 뭐라고 말하나? 뭘 알아야 보고를 하지.”
“장관님, 우선 아시는 대로만 보고를 드리십시오. 제가 곧 좀더 구체적인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렇게 해주시오. 우선 폭탄 폭발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와 만약 폭발 했을 경우에 어떤 결과가 올 것인가를 세밀하게 알아 줘야겠소.”
“예, 잘 알겠습니다. 장관님.”
해군 참모 총장은 제독이 된 후 몇몇 국방장관을 모셔왔지만 이번 장관만큼은 자기의 선배였다. 장관 은 엄하고도 부드러웠다. 해군참모총장은 부관에게 명령해 즉각 오늘 일정을 모두 취소 시켰다. 그리고 새로운 임무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한국. 국정원장
국정원장은 청와대 경내를 걸었다. 청와대 경내에 우거진 나무들과 풀잎마다 늦가을의 찬란함이 눈부시었다. 그는 결코 황망히 뛰지 않았다.
대통령의 집무실에 들어섰을 때에도 역시 그는 가능한 흥분을 감추려 했다.
“대통령 각하, 날씨가 참 좋습니다.”
“그렇긴 합니다만,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뉴스에 놀랐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대통령은 초조해 보였다.
국정원장은 북한 남포항에서 발생한 긴급사태에 대하여 지금까지의 상황을 아는 대로 소상하게 보고 했다.
대통령은 이해와 판단이 빨랐다.
“그렇다면, 그 배, 디스프리아호 설계도가 우리 현대조선에 있겠군요. 우선 대지급으로 그걸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이미 그렇게 조치했습니다.”
“우선 우리 정부가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 지를 의논합시다. 그리고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짧은 시간내에 마무리 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대통령 각하. 우선 이 정보가 사실일 경우를 대비해 국민의 동요를 막아야 합니다. 우선 국민들에게 정부의 대처 내용을 설명한 후 북한에 단호한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또한 우방국 원수들과도 의논하셔야 합니다.”

한국 국방부
그로부터 몇 시간 후 국방부는 국방과학 연구소와 원자력 연구소로부터 핵폭탄 임의 폭발 여부에 대한 자문과 대응책에 따른 전문 지식들을 총 종합 했다.
또한 디스프리아호 제작에 대해 설명 듣기 위해 울산현대 조선소 설계부장을 헬리콥터로 급히 데려왔다. 그리고 육해공군의 특수부대 지휘관들을 정위치 시켰다.

한국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는 우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대사들을 장관실로 불러 정부의 비상 조치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상대국 정부의 협조를 구했다.

한국 행정자치부와 문체부
행정자치부와 문체부는 국민 질서 확보 문제와 언론 문제에 긴급히 대처하도록 조치했다. 일련의 조치가 모두 내려진 후 국무총리와 국정원장이 청와대를 떠날 준비를 했다.
“북한측이 이 사건을 의외로 잘 처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미련이 담긴 목소리로 국무 총리가 먼저 말했다.
“지금 단계에서는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테러범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을 경우를 가정해 배를 급습하여 승무원들을 구출하고 폭탄을 처리한다라는 강경책도 고려해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국방장관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침묵을 지켰다. 신중해야 했기 때문이다. 최대한의 시간을 가지고 북한측이나 테러리스트들이나 양쪽 중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했다.
“우리 특수부대가 진입하는 것도 문제 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겠지요? ……아무튼 어려운 일 입니다.”
대통령의 음성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과거 미국, 서독, 이스라엘 같은 국가에서도 여객기 납치범들을 기습한 일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미국 쪽에서는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가려 하지 않을까요?”
“미 해병대는 그런 임무를 좋아할 것 같기도 합니다.”
국방장관이 말했다.
대통령은 강경책을 반대하는 뜻으로 신중히 대답했다.
“기습의 경우 헬리콥터나 수상함정으로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그 배에는 최신형 고성능 레이더 장비가 설치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것은 활주로에 내려앉은 여객기가 아닙니다. 육지에서 10마일이나 떨어진 해상에 떠있는 배입니다.”
“그렇다면, 무장을 한 다이버라든가, 암벽을 타는 스파이더맨 같은…… 작전은 어떻겠습니까?”
‘암벽을 타는 스파이더맨……?’
국정원장은 어이없는 눈빛으로 그런말을 하는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때 국방장관이 입을 열었다.
“우리 해군 UDT는 최고의 실력을 갖추긴 했습니다만……” 장관은 명확한 답을 회피했다.
“U.D.T?” 대통령이 물었다.
“예, 수중작전 특수부대를 UDT라 합니다.”
국정원장이 장관의 답변을 대신했다. 국정원장의 눈길이 국방장관을 향했다.
“UDT 지휘관 계급이 뭡니까?”
“대령입니다.”
국방장관이 답했다.
“그 대령을 한번 불러보는 것이 어떻겠어요? 참고로 브리핑이나 한번 들어봅시다.”
국방 장관은 자기를 무시 하는 듯 앞서가고 있는 국정원장을 불쾌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태를 재빨리 눈치챈 대통령이 말했다.
“대령을 이리로 부를 순 없어요. 그러나 만약의 사태를 위해서 장관은 여러 가지 방법을 염두에 두고 준비 하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통령 각하” 국방장관이 대답했다.


같은 시각. 일본 동경
일본 정부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일본수상은 각료 회의를 수집, 국가 위기 상태를 선포했다. 우선 디스프리아호가 만약 최악의 사태로 발전한다면 핵 방사선 낙진으로부터 파생되는 인간과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인가? 그것을 정확히 계산해서 대응책을 결정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었다.
이를 위해 여러 방면의 전문 지식인들이 긴급히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이들 역시 특수 작전까지도 염두해 두고 기상예보와 조류의 속도와 방향을 체크했다.
신조 일본 수상은 홋카이도 무선국 기지에서 보내 오는 디스프리아호와 북한 청진 해상 관제소간의 교신 내용을 실시간으로 청취했다.

같은 시각. 러시아
러시아 대통령이 비상 소집된 각료들에게 말했다.
“…… 이번 사태는 아시아 주변 국가들에 있어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는 좌시하고만 있을 그런 한가로운 문제가 아닙니다. 나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건 체르노빌 원전의 100배에 해당하는 방사능 유출사태입니다.
물론 막아야겠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여러분들을 급히 오시게 한 것 입니다.”


같은 시간. 중국
중국 인민 공화국 당 서기장 사오핑은 북한 김정은과 핫라인 통화를 하고 있었다.
“이건, 우리나라 인민 15억의 인명이 달린 문제요. 분명히 말하지만 김정은동지, 태러리스트들의 요구가 만족되지 못함으로 해서,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나는 북한의 책임을 단호히 추궁할 것이오.”
“사오핑 서기장 동지, 지금 우리북한 정부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디스프리아호 주변으로부터 모든 선박들을 퇴거시키라는 요구에 완전히 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요구조건은 아직도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공화국에서도 열심히 그 대책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서기장 동지.”
김정은은 다소 불쾌한 듯 수화기를 내려놓고 주석궁 창 너머 먼 서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디스프리아호 주변 5마일 반경에 있던 모든 배들이 전부 사라졌다. 일본 홋까이도 해상 관제센터는 한국 해역으로 항해하는 모든 선박들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전세계 아마추어 무선사
햄들은 모르는 얼굴들과 교신하는 것이 그들의 취미였다. 이들 또한 이시각, 지대한 호기심과 관심들이 모두 한반도로 집중되어 있었다.
이들은 촌각을 다투는 온갖 정보들을 각국 일간지 데스크로 타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신문들은 보다 정확한 정보의 결핍에 몹시 초조했다. 따라서 서울 특파원들의 발걸음들은 더욱 바빠지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영국 라이드보험회사
100억 달러에 달하는 디스프리아호의 선체 보험, 적하보험등 보험 인수여부로 라이드는 초미의 관심이 모아져 비상이 걸렸다.
액면중의 가장 큰 것이 생명보험과 보상보험인 만큼 디스프리아호가 폭파될시에 이들의 손실은 표현 불가능 이었다. 아니 손실 정도가 아니라 그냥 손들고 파산 선고를 내려야 할 판 이다.
“대체 테러리스트들은 어떤 자들이야?”

테러리스트들은 점점 높아가는 세계적인 관심의 중심 인물이 되어갔다. 또한 디스프리아호의 호주인 콘설스선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

이 시각
디스프리아호 선장실에는 콘설스선장이 테러리스트 지휘자와 마주하고 있었다. 선체의 전망 창을 통해 화사한 햇살이 선장실로 비추어 들었다.
배의 갑판과 선수루까지 두루 관망할 수 있는 이곳에 기분 나쁜 정적만 쌓여 있었다.
조용한 바다와 부드러운 바람이, 다만 특이한 것은 까마득한 배 머리 쪽 에이프론 위에 무장한 사나이가 두꺼운 방한복을 입고 번쩍이는 바다와 하늘을 향해 보초를 서고 있는 모습이었다.
창을 통해 비추어 지는 햇빛에 선장실의 공기가 더워지자 자동 온도 조절장치에 따라 센추럴 히팅이 에어컨으로 막 바뀌고 있었다.
콘설스 선장과 테러리스트 두 명, 이들은 줄 곳 이곳에 마주하고 있었다.
아득히 건너다 보이는 북녁땅 관계자들과 전 세계가 이 시간 모두들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는 것을 이들도 잘 알고 있었다.

콘설스 선장은 생각했다.
‘지금 앞에 앉아 있는 이 젊은 동양인은 지나치리만큼 교활하고 침착했다. 그는 외부로 연락할 때 마다 사용하는 만국공통 공개 체널인 25체널을 사용함과 스스로 영어를 잘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매번 선장인 콘설스 자기를 앞세움으로 해서 사태의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외부에 전했다.
또한 전파 도중에 “다시 연락하겠다”라며 통신을 중간 중간 차단함으로써 북한 관계자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주변 강대국들이 북한 김정은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 있었다.
이렇게 하여 북한의 권력자가 버틸 수 있는 자신감이 점점 무너지도록 만드는 것에 목적을 두고있었다. 그리고 계속 적당한 시차를 둠으로 해서 전세계 매스컴들에 추측 보도를 지향케 하고 좀더 사건을 구체적으로 알게 하여 사실상 매스컴의 압력을 통해 김정은 및 공산국들을 점점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궁극적으로는 국제 사회에서 북한 정권을 낭패케 함으로서 최소한의 목적 달성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여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전격적으로 제시하면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의 압력과 세계적인 여론등을 의식해, 결국 당해야 할 재난의 크기에 비교해 북한이 물러설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고도의 심리적인 전술을 쓰고 있었다.

이제 곧 세계 언론들은 이들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이라고 아우성을 칠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이 일반 테러리스트들과는 달리 자유진영 국가들의 후원과 세계 언론의 동정을 받을 수 있다라는 점에서 였다. 이는 그 협박 상대가 북한 김정은 이기 때문이었다.’

콘설스선장 역시 북한당국이 절대로 이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만약 거부했을 경우, 결과가 너무나 참혹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김정은의 파멸이요 북한의 대 재앙이었다. 과거의 테러단체, 붉은 여단이나 알카에다, 탈레반의 테러에 비교 할 바가 아니었다.
그런 정도의 테러 수준이라면 이 요구사항은 거절될 것이다. 그러나 이건 북한을 넘어 아세아 4개 국의 수천만명의 생명과 국가적 운명이 달린 문제였다. 곧 세계적인 대 재앙이다.

콘설스 선장이 앞 사내에게 질문했다.
“북한 죄수 석방문제가 당신의 생명보다 더 중하오?”
“이 일은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 동포들의 염원이기 때문이오.”
“그들은 죄를 짓고 감옥에 있는 것이질 않소. 당신은 또한 당신 나라에 반역을 하는 것이고……”
“흥, 당신이 북한에 대해 뭘 알아?” 사내는 코웃음 치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쓸대없는 말 지껄이지 말고…. 벌써 3시 5분전이야, 이제 그만 브릿지로 올라 갑시다.”

브릿지에는 기관단총을 거머쥔 사내가 의자에 앉아 졸고 있다가 문이 여닫히는 소리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섰다.
이 사내는 줄곧 레이더와 쏘너를 감시하고 있었다. 지금 그는 한국말로 지휘자에게 무언가를 보고했다.
지휘자는 레이더로 다가서더니 스코프를 들여다 보았다. 디스프리아호 중심반경으로 망망한 바다만 보일 뿐 시계(視界)는 아무것도 없었다.
“자아 선장, 지금 전 세계가 당신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소.”
테러 지휘자는 선장을 독촉했다. 그는 턱짓으로 무선전화기를 가리켰다.
“선장, 우린 어차피 죽을 목숨이지만, 내가 약속 하겠소. 선장과 승무원들은 살려주겠소. 우리의 요구조건만 잘 관철되면”
콘설스 선장은 곧 무선전화기를 손에 들고 통화버튼을 눌러 교신을 시도했다.
“청진 관제소! 북한 청진관제소! 여기는 디스프리아호! 응답하시오.”
“여기는 청진 해상 관제소입니다. 디스프리아호, 계속해 말 하십시오.”

지금 이 통화를 세계 주요 군사, 첩보 기관들이 일제히 듣고 있었다. 이들은 고성능 수신기로 25채널을 증폭 추출하여 녹음 레코더에 걸어놓고 대기 하고 있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청취와 녹음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미국 국가 안전 보장국(NSA)은 물론이려니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영국, 호주, 프랑스, 독일, 벨기에, 스웨덴 등 각국 국가 정보기관들이 귀 기울이고 있었다.
또한 신문사, 통신사, 선박회사, 민간인 햄들까지 각각 무전기에 달라붙었다.

드디어 북한 청진 해상관제소로부터 응답이 돌아왔다.
“디스프리아, 여기는 청진해상 관제센터입니다. 계속 말하십시오.”
“여기는 콘설스 선장입니다. 그쪽 북한 중앙당 황병서 대장과 직접 통화하겠소.”
“잠깐만 기다리시오. 이 통신을 평양으로 연결하겠소.”
한국어로 말하는 또 다른 목소리들이 잠시 들린 후 좀더 큰소리의 한국어가 울려왔다.
“당 중앙 군사위원 황병서 대장의 말씀을 제가 통역하겠습니다. 대장께서는 지금 옆에 계시고 여기는 평양입니다. 계속해 말하십시오.”
“당 중앙 군사위 황병서 대장! 나는 디스프리아호 콘설스 선장입니다. 미안 하지만 질문은 말아 주십시오. 내가 대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좋소. 그렇게 하겠소. 말해 보시오.” 평양에서 응답했다.
콘설스 선장 옆에 붙어 서 있던 테러 지휘자가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콘설스 선장에게 미리 준비한 원고를 내밀며 속삭였다.
“됐어요 좋아, 이것을 그냥 쭉 읽어 내리시오.”
평양 인민무력부 통신실에는 각군 수뇌부와 참모진과 통신장비 기술자들까지 모두가 긴장한체로 대기상태에 있었다. 테이프 레코더는 소리 없이 돌아가고 연결된 스피커에서 콘설스 선장의 목소리가 선명히 울려 나오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10시에 통보한 내용을 한번 더 반복한다. 디스프리아호는 ‘북한 비밀 결사’단체의 점령하에 들어갔다. 배의 상갑판에는 핵폭탄 폭파 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기폭수단은 작은 버튼 하나로 폭발된다. 다시 반복한다. 다섯 개의 핵탄두에 대한 폭파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단추 하나로 폭파된다. 여하한 방법으로든 디스프리아호에 접근을 하거나 공격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이 경우 즉각 핵폭탄의 기폭 버튼이 눌러진다. 또한 작은 함정 경비행기 등 모든 움직이는 것들이 본선에 접근을 시도할 경우, 공격행위로 간주하여 사전경고 없이 이쪽에서 휴대용 견착식 미사일을 먼저 발사할 것이다.

이들 ‘비밀 결사’단체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잘 듣기 바란다…… 첫째, 북한 남포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는 양심적인 정치범 140명을 석방 시킬 것. 둘째, 이들을 제3국가로 민간 전세기에 태워 스위스 제네바로 안전하게 이송할 것. 셋째, 이에 앞서 세계 강대국 특히 미국, 호주, 캐나다 등은 스위스 정부와 협의, 이들 140명이 각기 원하는 국가에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보장할 것, 또한 여하한 방법으로도 이들이 다시 투옥되는 일이 없도록 스위스 정부가 안전을 보장할것. 이들의 석방은 한국시간으로 내 후일 정오 시각으로 한다. 이들에 대한 안전보장 성명서를 스위스 정부가 사전에 발표할것, 이상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현재시간 이후로 모든 통신을 끊겠다 이상이다.”
삑- 하는 소리와 동시에 무전기는 일방적으로 침묵했다.

오후 3시. 요구발표 이후
요구발표 이전까지는 각국 매스컴들의 반응이 이번 사건을 전적으로 믿을 수 없다라는 관망적인 반응 이었다. 그러나, 3시 이후의 반응은 그야 말로 광난 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전 세계는 한반도의 서해상에 비상 정박중인 디스프리아호에서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분명히, 아주 명백하게 알게 되었다. 세계 기관들이 동시에 청취했기 때문이었다.

세계 뉴스 매체는 즉각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 사건을 시청자들에게 시시각각 전달했다.
오후 5시가 되자 중국과 러시아 정부에 대한 세계 매스컴들의 압력이 눈에 띄게 강해지기 시작했다. 140명을 빨리 석방 시키도록 중국과 러시아가 중재에 나서라는 전화가 신문사와 통신사로 쇄도했다.
중국의 상대적인 최대 교역국가인 호주는 ‘중국정부가 북한에 중재할 생각은 없는가?’ 라고 물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긴급각의를 열어 정세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라는 요지의 답을 했다.

같은 시각. 북한
북한은 계속 침묵했다.

같은 시각. 일본 오키나와
미 공군 중령 마이크 헤럴은 전방의 긴 활주로를 바라보며 이륙지시에 대기하고 있었다.
이윽고 관제탑으로부터 출격명령이 떨어지자 부조종사를 향해 그는 한 손을 들어 보였다. 곧 엔진으로부터 불기둥이 뿜어지며 RC-135는 하늘로 치솟았다. 한국해(韓國海)서북으로 진로를 잡았다. 태평양함대 소속인 36살의 중령은 자기가 조종하고 있는 RC-135기가 잠수함 및 수상함을 탐지하는 훌륭한 눈과 귀를 가진 비행기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탑승원 6명인 이 비행기는 항법 장치 및 정찰 활동에 있어 최첨단 전자기기들을 탑재하고 있었다. 소리를 죽이고 파도 위를 저공비행 하며 바닷속을 탐지하거나, 엔진을 2기만 가동한 채로 연료를 절약하며 장시간 고공에 머물러 광대한 지역을 탐지할 수 있는등 만능 정찰기었다.
고성능 레이더는 바다 위와 하늘에 떠있는 음속 물체들을 모두 잡아 낼 수 있고, 탑재된 카메라는 주야를 가리지 않고 악천후의 날씨에도 촬영이 가능했다.
어둠과 폭풍우가 렌즈의 작동을 막을 수도 없다. 하지만 오늘 같이 맑게 개인날, 고도 2만5000 피트 고공에 머물며 디스프리아호를 정찰하라는 명령은 식은죽 먹기나 다름없는 임무였다.

“모니터에 잡혔습니다. 기장님.”
레이더 담당이 인터폰으로 보고 했다.
기체 후부에 설치되 있는 레이더 모니터에 디스프리아호가 나타났다.
모니터 귀퉁이에 잡힌 커다란 광점이 정찰기가 접근함에 따라 차츰 중심으로 이동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카메라 온.”
헤럴 중령이 명령했다.
곧 기체 복부에서 F F 128 카메라 렌즈가 돌출 선회하며 디스프리아호를 포착했다. 그리고 거리, 초점, 선명도가 자동으로 세트 되었다.
기장의 뒤편에 자리한 탑승원들의 일손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정찰기가 선회괘도의 어느 위치에 있든, 카메라는 스스로 움직이며 디스프리아호를 추적할 것이었다.
설령 디스프리아호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라도 새로운 지령이 떨어질 때까지 카메라의 눈은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피사체인 디스프리아호의 모습을 뒤쫓을 것이었다.
“영상송신”
헤럴 중령이 계속 명령했다.
영상 데이터가 곧 태평양에 떠있는 미국 항공모함과 펜타곤으로 송신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RC-135는 왼쪽 날개를 기울이며 선회비행을 시작했다.
기체 밑에 장치된 카메라 줌은 사람의 눈동자 조리개보다도 백 배나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카메라 렌즈는 디스프리아호 선수루에 혼자 앉아 망을 보는 테러리스트의 모습을 선명하게 잡아냈다.
그는 두터운 방한복을 껴입고 전투모를 쓰고 있었다. 그의 얼굴이 스크린에 가득 찰 때까지 줌업 시켰다. 그 사내는 피곤에 지친 모습이었다.
“보입니다. 테러리스트 한 놈이.”
카메라 담당자가 말했다.
RC-135는 조용히 선회 괘도를 유지하면서 자동조종장치로 바꾸어 엔진 출력을 줄였다.
이제 별명이 있을 때까지 디스프리아호를 감시하며 영상 정보를 기지로 보내기만 하면 된다.
기장은 부기장과 교대하여 플라이드 택을 나왔다. 그리고 뒤쪽 4인용 식탁으로 가서 손을 씻고 진공 가열된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이 정도로 쾌적한 임무 라면 전쟁도 별로 나쁘지 않다고 중령은 생각했다.

*

호주 시드니. 콘설스 선장 자택
전형적인 호주 풍광의 바닷가 언덕 위에 있는 집이었다. 계절방학 기간 동안 아이들은 물놀이에 재미를 붙여 아침부터 집을 비웠고, 부인 리사는 뒤뜰 가꾸기에 여념이 없었다.
집 거실 탁자 위에 놓인 전화기는 아침부터 울려댔지만 아무도 받는 이가 없었다.
마침 목을 축이러 집안으로 들어선 리사가 전화기의 마지막 벨소리를 듣고 황급히 달려 들었다.
“이봐요 리사. 왜 이렇게 전화를 받지 않았어요?”
상대방은 남편의 오랜 친구 토비였다. 토비는 콴타스 항공사 CEO였다.
“미안해요 토비, 내가 뒷뜰에 나가 있어서요 무슨 일이죠?”
“리사, 아침 TV 뉴스 못 보았소?”
“아니요, 줄곧 밖에 있었어요. 무슨 일인데요?”
“리사, 내 말 침착하게 잘 들어요. 어젯밤 매우 큰일이 일어났소. 콘설스에게.”
그녀의 얼굴에 한 순간 핏기가 사라졌다.
토비의 목소리가 계속 그녀의 고막을 울렸다.
“지금까지 콘설스가 아직은 무사하답니다. 북한정부가 140명을 석방할 것이 틀림없을 테니 너무 걱정 하지 마시오.”
리사는 입술을 깨물며 울지 않았다. 그러나 이럴 때 조금이라도 더 남편과 가까이 있고 싶었다.
“남편이 있는 곳으로 제가 가고 싶군요. 갈수는 있나요?”
토비는 한숨을 놓았다. 리사가 계속 이렇게만 나와준다면, 이렇게 침착해 준다면 뒤처리에 조금은 자신이 붙었다.
“그래요 리사, 내가 알아보겠소. 북한에는 비자를 받아야겠지만 한국 서울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아마 열 시간쯤 걸릴 겁니다. 서울까지는……”
시드니 시간 오전 10시 30분. 리사를 태운 대한항공이 시드니 킹스포드 공항을 힘차게 이륙했다.

*

시드니. 엘리자베스 스트리트
응웬은 몹시 피곤했지만 잠드는게 두려웠다.
공원에서 보았던 남자의 얼굴은 다음날부터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돌아다닐수록 만나는 얼굴들이 다 동일한 인물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응웬은 누군가가 아직도 자기 뒤를 따라다니는 것을 느낌으로 알고 있었다. 이 자들은 강철의 집도 찾아 갔을 것이었다.
응웬은 저만치 코너에 있는 공중전화 박스를 발견했다. 재빨리 그리로 뛰어들어 강철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눌렀다.
“나예요.”
“응웬? 내가 몹시 걱정했는데 이제서야 전화를 해?”
“미안해요. 그렇게 됐어요. 도망 다니기가 쉽지 않네요.”
“우리 빨리 만나야겠어. 의논할 것도 있고”
“그래요 철씨, 집에는 들어가지 말아요. 위험해요. 알았죠?”
“알아, 어쨌든 만나야 돼.”
“거기 그 장소에서 만나요.”
응웬은 약속을 정한 후 전화를 끊었다.
응웬의 귀에 갑자기 주위가 술렁이며 사람들의 말소리가 왁자지껄 터져 나오는 것이 들렸다.
‘달아나 응웬. 어서 달아나’ 응웬의 머릿속이 순간적으로 그렇게 지시하고 있었다.

강철은 10시 정각에 이스트우드 12번지 건물 앞에서 응웬을 차에 태우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그녀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 바퀴를 더 돌아 그녀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다시왔다.
강철은 계속 과속 운전으로 시가지를 달려 같은 자리를 이미 두 바퀴째 맴돌았다. 행여라도 누군가가 미행 하더라도 따라 붙기가 어려울 것이었다. 뿐만이 아니라 강철이 과속하는 바람에 곧 경찰에게 잡힐 거라 생각하여 접근치 않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강철은 마지막 한 바퀴를 더 돌아 5분이 지난 후에야 다시 그 자리로 왔다.
‘저기 있군.’
드디어 응웬을 발견한 강철이 신호등의 파란 불을 확인하고 차를 인도에 바짝 붙여 세웠다.
“응웬, 어서 빨리 타.”
그녀는 재빨리 차문을 열고 조수석으로 올랐다.

*

한국 국방부. 16시 30분
국방부장관이 소집한 각군 위기 관리 위원들은 핵 물리학자를 포함한 다수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해군 참모 총장이 ‘UDT 지휘관’ 김선일 대령을 수행 보좌관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럼 여러분” 하고 국방 장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여러분, 정오에 발표된 테러분자들의 요구사항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서 논의할 여지가 없는 것들은 우선 제쳐두고, 실행 할 수 있는 것 들 부터 이야기를 해봅시다. 우선 그 배 디스프리아호를 울산 현대 조선소에서 만들었다 해서……….”
장관이 말을 시작하자 해군참모 총장을 위시한 해군 쪽 시선들이 일제히 장관에게로 집중되었다. 장관은 말을 계속해 이어 나갔다.
“그래서 오늘 아침 현대 조선으로부터 디스프리아호 설계 도면을 넘겨 받았습니다. 이것 입니다. 이 설계도면을 보면 볼트너트 하나 하나까지도 아주 상세히 잘 표시되어 있습니다.”
곧 실내등이 꺼지면서 스크린 영상으로 배 설계도가 펼쳐졌다.
해군 대령이 지휘봉을 들고 디스프리아호의 크기, 적재능력, 선채의 구조 등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다시 불이 켜지면서 탁자 위에 놓인 디스프리아호 모형을 이용해 브릿지의 위치, 선장실의 위치, 갑판 A, B, C, 창고, 기관실 등등에 대해 실물을 보듯 설명을 이어 나갔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지금 이자리에 계신 국방과학 연구소 김종휘 박사님을 소개 드리겠습니다”
김종휘 박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국내 몇 안 되는 핵 물리 학자 중 한사람이었다. 김박사가 곧 말을 시작했다.
“디스프리아호 A 갑판 위에 실려있는 것은 농축 우라늄, 즉 핵폭탄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포신형으로 우라늄 235.9kg과 화약, 뇌관 등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박사가 잠시 말을 멈추자 국방 장관이 계속하라는 뜻으로 참모총장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하세요. 박사님.” 해군 참모총장이 독촉했다.
“폭발의 원리는 뇌관을 통해 화약에 점화되고, 가스압에 의해서 임계량에 도달되면 핵분열반응을 일으켜 폭발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이 폭탄이 정상적인 발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임의로 폭발이 가능하냐에 달려있습니다. 즉 신관을 분해 조작한 후 따로 뇌관을 설치한다거나, 강력한 TNT위에 올려져 있을 때 기폭이 가능하냐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50대 50입니다.”
원자력 연구소의 또 다른 전문가가 손을 들고 이의를 제기했다.
“김박사님 말씀은 상당히 위험한 논리입니다. 배에 실린 수천 톤의 폭탄들이 일제히 폭발했을 경우, 핵폭탄 역시 어떤 반응을 하는가가 중요치 않을까요? 즉 동시 폭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녹음된 콘설스 선장의 말에 의할 것 같으면 단추 하나로 기폭 된다고 말했습니다. 선장은 이 말을 두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이 말은 초음파 신호로 기폭 시킨다는 그런뜻인것 같습니다.”
“그런 방법으로도 가능한가요?” 국방장관이 재차 물었다.
“물론 가능합니다.”
또 다른 과학자 몇 명이 핵폭발이 초래할 각종 위험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의견들을 말했다.
그들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피해를 비유하면서 그것의 수백 배의 위력이라는 가공할만한 피해를 설명했다. 어떤 과학자는 몸을 떨면서 정신이상자들의 미친 짓이라고도 말했다.
이어서 군 정보 당국자는 범인들이 북한 비밀 자유결사라는 단체이며, 이 단체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첨가했다. 이때 정찰기 E-737이 촬영한 사진이 도착되었다. 사진에 찍힌 디스프리아호 선수루 감시자 의 손에 들린 기관단총이 화면에 크로즈업 되었다.
UDT 김선일 대령이 보충 설명을 이어갔다.
“저것은 이스라엘제 기관단총인 것 같습니다.”
“그것이 무슨 단서가 될 수 있겠오?” 누군가가 그에게 물었다.
이 말에 국방장관의 짜증스런 목소리가 터졌다.
“그 총이 지금 무슨 대수 겠습니까? 당장 핵폭탄이 터지느냐 마느냐 하는 이 순간에”
오후 7시가 넘어 국방장관이 주제하는 회의는 끝이 났다. 정보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북한 상공에 떠있는 인공위성과 정찰기의 정보를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공유키로 했다는 보고였다.
해군은 북한과 접촉하여 디스프리아호부근 5마일 가까이까지 우린 해군 전함 한 척을 파견시켜 초계임무에 들어간다는 안을 내고 이를 대통령께 승인 받기로 했다. 그리고 남북 직통전화를 즉시 개통, 범인들의 요구에 관한 정보를 공유 할 수 있도록 했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모습을 감춘 텅 빈 회의실에 UDT 김선일 대령 만이 혼자 남았다. 그는 자리에 앉아 눈앞에 놓인 디스프리아호 모형을 응시했다.
‘만약 김정은이 범인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 그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리고 해면으로부터 선미의 난간까지 높이를 신중하게 계산하고 있었다.

오후 5시. 제트슬림 경비행기
평양 중앙통신소속 제트슬림은 북한 언론 매체가 공식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비행기였다.
그 제트슬림 조종사가 저녘 햇살을 등지고 상공 1만 5천 피트에서 디스프리아호를 향해 진입 강하 자세를 취했다. 탑승자는 사진기자 한명과 조종사 단 두사람 뿐 이었다.
조종사가 사진 기자에게 말을 건넸다.
“디스프리아호라는 배가 저기 보입니다.”
사진기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카메라를 준비했다.
경비행기는 더욱 가까이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저 아래 아득한 푸른 바다 위에 디스프리아호가 혼자 외로이 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석양의 햇살을 통해 브릿지와 우현측이 선명하게 내려다 보였다.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가 귀에 똑똑히 들렸다.
“다시 한번만 더.”
경비행기는 다시 한번 더 상공을 선회하여 진입 강하 자세를 취했다.

같은 시각
머리 위쪽에 까마득히 더 높이 떠 있던 미국 정찰기 RC-135가 그 경비행기의 모습을 카메라 렌즈로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저건 또 뭐야?”
카메라 담당이 걱정되는 듯이 물었다.
“확인해보자.” 라고 카메라 담당이 말했다.
곧 카메라 줌이 아랫쪽의 경비행기로 향했다.
“북한 언론사 비행기 같군요.”
카메라에 잡힌 경비행기 몸통에 쓰여진 글씨를 해석하며 촬영담당이 말했다.
바로 이순간 경비행기는 미사일을 맞았다. 디스프리아호에서 쏜 견착식 미사일이 정통으로 경비행기를 명중시켰다.
경비행기는 수직으로 바다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일본 정부와 각의
회의는 오후 5시 조금 지나 관방청에서 열렸다. 수상은 대뜸 본론으로 들어갔다.
“먼저 명확히 해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한국 서해상에 멎어있는 디스프리아호는 용선입니다. 그리고 승무원들은 호주인 선장을 포함한 5개국 출신 사람들이고, 배에 실린 물품은 미사일과 핵폭탄입니다. 이것이 폭발했을 때 한반도를 포함하여 우리 일본까지 그 피해에서 벗어 날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뼈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악몽 말입니다. 그럼 관방장관께서 먼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관방장관이 핵폭탄이 폭발했을 때의 상황을 조심스럽게 보고했다. 그리고 북한 김정은이 사건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 했다.
“각국들은 대개 모두 북한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 같지만 실은 아주 조심스럽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만약 140명의 송환을 거부한다면 아주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깊은 우려의 뜻만 밝히고 있는 정도입니다.”
“북한 역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일단 한국과 중국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만, 우리 자위대 함정 한 척을 사건발생 해역 가까이로 보내는 조치를 이미 내렸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역시 매우 난처한 입장입니다.”
“이번 사건이 일종의 과장된 위협은 아닐까요? 범인들은 사실 디스프리아호를 폭파시킬만한 능력도 기술도 없는 게 아닐까요?” 라고 내무상이 말했다.
“그렇지않습니다. 조금 전에 미국 위성 전송사진을 검토해 보았는데, 테러리스트들은 접근한 비행기 한대를 이미 미사일로 공격해 격추 시켰답니다. 그들은 아마 거사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사전에 철저히 한 전문 테러분자들일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이 말에 공감하는 듯 침묵했다.

디스프리아호. 오후 5시
선수루의 감시자가 교체되었다. 새벽부터 열 시간 동안을 까마득히 높은 선수루 위에서 추위와 싸우던 사람이 따뜻한 선실로 돌아와 허기를 채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한편, 야간 경비를 위한 2명이 워키토키와 강력한 플래쉬 라이트를 들고 순찰에 나섰다.

미국, 중국, 일본 정부
미국 해군 RC-135 정찰기가 고공에 머물며 디스프리아호에서 무엇인가가 움직임이 있을때 마다 그 피사체를 촬영하여 전송한 사진들을 한. 중. 일 정부가 공동으로 수신 했다.

각국은 자국 해군함정을 이용하여 현장 상황을 더욱 더 상세히 알고 싶어했다.
오후 늦게 일본의 무사시호가 은근히 다가와 디스프리아호에서 6마일 거리 남짓한 위치에 머물렀다. 무사시호가 한국해를 통과할 무렵, 중국의 미사일 프리게트함 루하이 역시 일본해의 파도를 헤치며 남포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미국 태평양 함대 소속 경순향함 시카고는 일찌감치 닷을내려 자리를 잡고 있었다. 북한 정부는 이 각국 해군함정들의 정선을 묵시적으로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해군. 광개토함
한국 해군구축함 광개토함이 긴급 출동했다. 맑게 개인 저녁하늘에 첫 별이 뜰 무렵 멀리 연평과 백령도를 돌아 디스프리아호 정남 5마일 지점에 도착해 위치를 잡았다.
광개토함은 3125톤 급으로 시스패로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었다. 선체 깊숙이 감추어진 데이터 링크 컴퓨터는 하늘위 2만 피트 고공에 머무는 한국형 정찰기 E 737의 통신 데이터와 연결되어 있었다. 후미 갑판을 한 단 올라간 함정 꼬리 부분에는 링스 대잠 헬리콥터 한대도 실려있었다.

한국 서해 바닷속은 4 개국 군함 4 척이 발진 시킨 소나가 디스프리아호 선저를 감쌌고, 해상에서는 각국 레이더들이 주변을 끊임없이 훑고 있었다. 뿐만이 아니라 대기권 위는 눈에 보이지 않게 움직이는 17개의 인공위성들이 디스프리아호를 향해 전자파 그물망을 쳐놓고 있었다.
디스프리아호는 지금 전세계의 정찰 전자파 그물망 안에 완전히 감싸여 있었다. 이렇게 한국의 서해는 서서히 저물어 갔다.

스위스 베른
스위스 주재 한국대사는 미셀린 대통령에게 긴급 면담요청을 했다. 대통령 관저 비서진이나 대통령 역시 한국 서해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스위스 여(女)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보낸 친서를 이미 읽었다. 그 친서는 말미에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존경하는 미세린 칼미레이 대통령 각하, 각하께서 140명의 북한 정치범들을 일단 수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는 물론 세계 평화를 위한 일입니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부담은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질 것입니다. 미 합중국 대통령 Hussein Cuber Baen」

같은 시각. 한국 서울
서울의 거리는 술렁였다. 오후 5시경부터 거리로 쏟아지기 시작한 각종신문 호외가 거리를 뒤덮었다.
전철과 버스는 일찍 퇴근하는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고, 사람들마다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바쁘게 설쳐댔다. 한 마디로 매우 혼란스러웠다.

한국 인천. 국제공항
대한항공, 아시아나등 국적기는 말할 것 없고,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외국항공사 비행기들이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당장 오늘 출발하는 미주 노선과 뉴질랜드, 호주로 향하는, 대양주 노선 항공편을 잡기 위해 정체불명의 사람들로 인천공항은 북새통이 시작됐다.
외국인 상사 주재원이나 외국대사관 직원가족들이 한국을 떠나려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인 승객들이 이들을 새치기하면서 더 큰 혼잡을 이루었다.
이들은 탈출할 항공편을 잡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우려했던 한국인 특권 계층의 대 탈출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었다.
이와 비슷한 사태는 일본 동경에서도 일어났다. 그러나 동경은 외국인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상사 주재원 가족과 일본을 출장중인 외국인, 그리고 일본 주재 외국대사관 직원들일뿐, 일본 자국민들의 탈출 행렬은 없었다.

오벌오피스. 미국 백악관
석양 황혼빛이 눈부시게 비칠 무렵 CIA국장은 대통령에게 보고를 끝냈다. 국장은 간단 명료하게 요점만 정리 했다.
“위협의 존재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디스프리아호에 핵폭탄이 실려있습니다. 그 배에는 핵폭탄 이외에도 각종 무기가 실려있는데, 그것은 북한이 시리아로 수출하기 위해 선적한 물건들이었습니다. 테러리스트는 이 배를 점거 장악하고, 이 배에 실린 핵 폭탄을 폭파할 실행 단계에 있습니다. 만약 이것들이 폭발한다면 가공할 사태가 발생됩니다. 그 규모는 가히……”
CIA국장은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우리가 파악한 범인들은 브릿지에 두 사람, 선수루에 한 사람, 인질 감시자 한 사람, 폭파 기술자 한 사람, 기타 한두 명에다 지휘자 한 명 등 합계 여섯 또는 일곱명 정도입니다.
한국 정부에서 무장특공대 투입을 고려해 보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만일의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일을 그르친다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니까요.”
이때 비서관이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비서관은 즉시 전화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통령각하, 스위스정부에서 북한정치범 140명을 받아주겠다라는 요지의 성명서를 방금 발표 했습 니다. 발표 시각은 현지 시각으로 17시 35분이라 합니다. 그런데 대통령각하, 북한폭격 대기 명령은 어떻게 할까요?”
“아, 태평양 지역 테프콘 발령은 그대로 유지하세요, 이번 디스프리아 사건은 별도의 대응팀이 잘 해결 할거요. 모두들 움직여요. 빨리”

북한 남포항. 디스프리아호
스위스 정부가 발표한 긴급 성명이 TV및 라디오 뉴스를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되었다. 디스프리아호 선장실에서도 이 뉴스를 청취할 수 있었다. 24시간 CNN 방송을 켜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선장실은 밝고 따뜻했다. 원두커피 기기가 부글부글 증기를 뿜어내며 진한 커피향을 실내 가득히 풍겨 냈다.
“드디어 요구를 받아들였군.” 테러리스트 한명이 말했다.
“그렇게 나올 줄 알았지. 달리 길이 없을 테니까.” 또 한 명이 응수했다.
“아직은 아니야. 김정은이가 키를 갖고 있잖아.” 콘설스 선장이 그들의 말에 찬물을 끼얹었다.
테러리스트들은 선장을 못마땅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같은시각. 북한 평양
평양주재 중국대사 류사오밍의 김정은 면담 요청은 집요했다. 통상관례에 의하면 소위 공산혁명 국가를 대표하는 중국의 관례는 놀라우리만치 위세 등등했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런 관례가 무시 되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실에서는 여러 핑계를 대며 몇차례 면회 거절의사를 전달했었다. 그러나 대사는 자기가 휴대하고 있는 메시지가 중국 국가원수 사오핑 친서라며 물고 늘어졌다.
김정은은 마침내 뜻을 굽히고 저녘무렵 류사오밍 에게 면회를 허락했다.
붉은 별 문장을 붙인 검은색 리무진이 주석궁 구내로 미끄러져 들어간 것은 칠흑 같은 밤이었다.
밤이었지만, 인공위성의 눈은 세밀하게 이 자동차에 붙어있는 붉은 별 문장의 번호판을 포착해 워싱턴으로 전송했다.

같은시각. 한국 해군 본부
김선일 대령은 UDT본부 요원을 호출하기 시작했다. 이 시각 김준한 소령은 장교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다 김선일 대령의 전화호출을 받았다.
“단결. 소령 김준한”
“귀관, 디스프리아호 사건소식 들었지?”
“예. 북한남포항 사건 말씀입니까?”
“그래 그거야.”
“결국 우리가 나서야 하는 겁니까?”
“아무래도 그렇게 될 것 같아…… 나도 별로 마음이 내키진 않지만, 출동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어.”
“구체적인 명령을 내리십시오 대장님.”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예, 저도 저녁시간 내내 그 일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하지만 배 모형이 필요합니다. 또 설계도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 알았다. 설계도도 있고 배모형도 있다. 작전이 승인 될지는 모르겠지만, 출동 준비나 잘해두자. 그리고 배 모형을 즉시 그리로 보내겠다.”
“넷, 잘 알겠습니다 대장님, 출동준비 하겠습니다.”
“그리고 장비, 필요한 장비는 무엇이든 청구하게, 이번에는 그 특수 수류탄이라는것, 그것도 준비 하고,. 또 무엇이든지 생각나는 게 있으면 다 말해라. 내가 전부 조달하겠다.”
“알겠습니다. 단결.”
작달막한 몸집의 소령은 장교 식당을 바삐 빠져나갔다.
그리고 몇 분 뒤 소령은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UDT블랙 베레모를 썼다. 그리고 밤12시까지 기지안 깊숙한 곳에서 12명의 부하들과 마주 앉았다.

같은시각. 한국 국방부
계속 국가 안전 보장회의가 개회상태임으로 국정원장과 국방장관은 밤중까지 대기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 군의 현재 준비 상황입니다.”
국방장관이 해군 참모총장 건의 사항을 국정원장에게 설명했다.
“만약 제3의 길을 잘 찾지 못한다면 북한 김정은 이나 우리한국 정부나 똑같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테러리스트들이 협박을 실행으로 옮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덧없는 기대에 매달릴 수는 없습니다. 배를 기습한다는 방법도 불가능하진 않지만 성공 확률이 희박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까 장관님? 나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통령께 김정은과 담판을 짓도록 건의해볼 생각입니다.”
“김정은이 쉽게 140명이나 되는 사상범들을 서방측에 넘겨주겠습니까? 그도 무엇인가를 생각은 하고 있겠지만…… 아마도 막판까지 버틸 것 같습니다.”
“내 생각도 그래요. 그래서 대통령과 김정은을 맞붙여놓으면 그 무엇인가가 나오지 않겠어요?”
“그러나 우리군은 군대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장관, 장관의 말씀이 옳습니다. 그러나 최후의 움직임은 꼭 나와 의논하시고 대통령께 제가를 받아야 합니다. 실은 나에게도 장관께서 모르고 계시는 한 방법이 있습니다.”
국방장관이 의아한 눈빛으로 국정원장의 다음 말을 독촉했다. 국정원장이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그 한 방법 이란, 호주에서 우리 국정원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강철 이라는 휴민트입니다. 우리가 파악하기로 그 강철이 지금 디스프리아호를 점거하고 있는 테러리스트들과 끈이 닿아 있을 수도 있다라는 말 입니다. 그 테러범 역시 호주에서 북한으로 잠입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시드니로 연락을 취하려 합니다. 만약 강철이 테러범과 끈이 닿는다라면 우리 정부가 그를 앞세워서 테러리스트들과 직접 거래를 해볼 수도 있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에… 일단 희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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