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7-08-09 조회수 : 192
Red to Blue - 40~41


40

시드니 근교. 고스포드
시드니의 북쪽 관광 도시 넬슨베이, 넬슨베이 시티에 위치한 한국인이 경영하는 ‘Monents’라는 이름의 관광 레스토랑이 있다.
옛날 원주민들이 부르던 지명을 본따서 이름 붙인 ‘Monents’는 호주를 찿는 외국 관광객들로 붐비는 유명한 장소이기도 헀다.
관광객들 휴식을 위해 식당, 바, 오락실, 수영장 등 제반 시설들이 모두 한 건물안에 배치되어 있었다. 더운 날씨이지만 이 건물 안은 항상 시원했다.
강철이 마지막 주에 예정된 응웬과 만남의 장소로 알려 준 곳이 바로 이 레스토랑이었다.
강철은 같은 한인교회 친구 한명을 식사에 초대하면서 그의 이름으로 미리 테이블 예약을 했다. 이렇게 하므로써 예약 기록대장에 ‘강철 제임스’라 기록되는 것을 피했던 것이다.
철은 교회 친구와 조금 일찍 식사를 즐긴 다음 우연히 응웬을 만난 것처럼 일을 꾸몄다.
이렇게 우연히 응웬을 만난 강철이 그녀의 폭스바겐에 올랐다.
응웬은 초조한듯이 두손을 마주 비볐다. 강철의 오랜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에이전트(주: 첩자)들은 정보 를 넘겨주기 시작한 2~3주쯤 에서부터 그들의 긴장과 스트레스가 최고로 심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철은 이런 응웬이 안쓰러웠다.

이윽고 응웬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며 말했다.
“찬스가 좋았어요. 이번에도…… 그러나.”
‘그러나 라니?’ 철이 그녀의 대답을 재촉했다.
“그러나 어떻게 된건데?
“사람이 들어왔어요. 노크도 없이, 경비원이 제가 서류 복사기 스위치를 끄고 막 돌아설 때, 무엇을 알아챘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무서웠어요.”

응웬은 자동차 콘솔박스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강철에게 건내며 말했다.
“철씨, 이것이 제가 말했던 그 북한 폭격계획서 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겠다라는”
“그래요? 정말 고마워”
강철은 습관적으로 차창밖을 경계했다. 만약 지금….
만약 지금, 그녀를 미행한 CIA 요원이 있었다면 바로 이 순간을 기다렸을 것이다. 그들은 이순간을 덥쳐서, CIA신분증을 제시하고 응웬이 건내준 봉투를 압수할 것 이었다. 그리고 응웬을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강철은 봉투를 가슴속 깊이 간직하며 응웬에게 말했다.
“우리 함께 스위스로 가자. 언제까지나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지 않아? 당신도 이젠 돌이킬 수 없고 나 역시 사랑하는 당신을 계속해서 위험속에다 방치해 둘 수가 없어, 다음달까지 꼭 결심을 해요.”
“네”
응웬이 짧게 동의 했다.
이런 짧은 대답 또한, 이제는 메마른 그녀의 신경이, 그녀의 스트레스가 최고치에 올라 있을 뿐만이 아니라 위험수위까지 도달했다라는 징후였다.
강철은 다시금 가슴이 미어졌다.

강철이 집으로 돌아와 ‘미국의 북한 폭격 계획서’를 읽은 것은 그날밤 자정이었다. 철은 서재에서 발렌타인 술잔을 손에 들고 책상에 앉아 백악관 비밀 문서를 곰곰히 읽어 내렸다.
‘미 합중국을 지키기 위하여’ 라는 말이 문서의 제목이었다.


Hussein Cuber Baen
/미 합중국을 지키기 위하여/
나는 북한의 대규모 핵폭탄 제조 프로그램을 더 이상 방치만 하고 있지 않겠다. 북한이 매년 10개 가량의 핵폭탄을 재조한다면 이것은 지금, 우리가 북한을 폭격하는 위험보다도 훨씬 더 큰 장래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을 폭격한다면 이라크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라크에는 지상군이 투입 되었지만, 북한을 폭격하는데는 공군과 해군 힘으로도 충분하다. 따라서 북한을 폭격하여 김정은과 북한 핵시설을 모두 제거 하기로 나는 결정 했다.
나의 이 결심은 미 합중국 대통령으로서 나는, 우리국민의 생명과 영토를 지킬 책임이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시간 이후부터 태평양 지역 전 미군 사령관들은 대통령인 나의 명령에 대기하라. 이상.
미 합중국 대통령 Hussein Cuber Baen
문서 말미에 미국 대통령 친필 서명이 휘갈겨 져 있었다.

강철은 일어나 창가로 다가섰다. 저 멀리 아보카해안 수평선 동녘하늘에 새벽을 알리는 여명의 빛이 서서히 퍼져 오르고 있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주말 아침이 시드니에 살고 있는 우리한인 교민 모두에게 찾아 들고 있었다. 강철은 고민으로 이렇게 날 밤을 꼬박 지새웠다.
그러나 11시간 이후 무렵쯤에는 철은 이서류를 휴대하고 서울에 도착해 있을터이다.


한국과 미국이 유지하고 있는 /미묘한 밸런스/
강철은 생각했다 이 미묘한 밸런스를, 이것은 상대편의 힘과 의사를 존중하는 쌍방의 인식이며 신뢰를 기초로 하는 밸런스였다. 그러나 늘 미심적어 했던 밸런스이기도 하다.

강철은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그 오랜 세월동안 지켜져 왔던 한국과 미국간에 서로 신뢰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신뢰의 밸런스가 이제부터 서서히 무너지려 하는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강철의 몸서리 쳐짐은 아침의 냉기 때문 만은 아니었다.

신뢰가 무너지려 하는 징표로 강철이 휴대한 이 문서가 그것을 잘 증명해 주고 있었다.
강철은 으스스한 생각을 떨쳐내려 공항으로 향하는 차창 밖으로 눈길을 돌렸다.





사실/ Fact/



대북 선제공격 준비마친 美… 위기의 한반도…
[서 [서울신문 뉴스]




F-35B스텔스전투기(출처=주일 미 해병대 페이스 북)


지난달 31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북한 핵 문제…… 밥 코커(Bob Corker) 상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은 북한의 핵무기를 미국 안보의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하고 대북 선제공격 등 체제전복적(subversive)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에드워드 마키 ( Edward J. Markey) 상원의원(민주당)은 외교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는 김정은 암살이라는 매우 강경한 단어를 꺼내 들기도 했다. ………최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준비를 사실상 마쳤기 때문이다..






41

북한 지하조직. 비밀 자유결사

같은날 아침, 한국 국정원장은 아주 흥미로운 정보하나를 입수했다. 북한 남포항에 입항한 대형 화물선에 대한 정보였다. 그 배는 태풍을 피해 입항했는데 선원들이 자기네 나라말로 떠들고 있었지만 그 말을 잘 알아 들을수 있는 휴민트(human intelligence)가 수집한 정보였다.

신중섭은 마침 폭풍우를 피해 입항한 그리스배 ‘모스크 라인’에서 일한다는 중국 출신 선원을 식당에서 만났다. 술에 취한 그가 큰소리로 말했다.
“우리배가 자주 그나라엘 갔었지. 옛날에는……”
“이란 보다는 시리아엘 자주 다녔어. 그때 선박에 동승한 북한 군인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배에 실린 물건들이 ‘스컷트미사일’라 말했어. 아마도 군사무기 이름일꺼야. 그런데 앞으로는 핵우라늄 폭탄도 수출한다. 라는 거야.”

그날 저녁 휴민트 들은 북한이 비밀스럽게 수출하기 위한 용선으로 그리스선박 ‘모스크 라인’ 을 썻는데 그 배의 선장이 호주 출신이라는 사실 까지도 알아냈다.
그리스 선적 용선들의 공통점은 이러했다. 간부급 선원 이상은 모두 영국 출신이나 호주 출신들을 고용하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었다.
호주출신 선장 콘설스가 남포항에 입항 하면 늘 가는 식당도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휴민트 신중섭이 그 선장을 찾았을 때는 여느때 처럼 선장은 중국산 독한 술잔을 앞에 놓고 앉아있었다.
“콘설스 선장님이시죠?”
신중섭이 물었다.
선장은 수상쩍다는 눈으로 북한인을 처다보았다.
“모스크 호 콘설스 선장님 아닙니까?”
선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식당 문 밖 부두에 깔려 있는 비밀 경찰들이 이미 신중섭을 검문했지만 그가 내민 조선노동당 당원증을 확인하고는 경례를 붙이고 물러났다.
“제가 선원들에게 모두 한잔씩 대접하고 싶습니다.”
콘설스 선장은 동료 선원에게 눈짓했다. 신중섭은 그식당에 있는 모두를 위해 맥주와 15인 분의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신중섭은 서두르지 않고 차분했다. 목적했던 배를 바로 찾아냈기 때문이었다.

*

한국 청와대. 이날 오후
대통령 집무실은 긴박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국가 안전보장회의 멤버 전원이 출석한 회의에 앞서 대통령이 간략하게 ‘미국의 북한 폭격 계획’에 대한 정보를 알렸기 때문이다.
미국대통령이 서명한 문서 사본을 멤버 전원이 돌려가며 읽었다.
모두 한결같이 충격을 받는 모습이었다.
일동의 시선은 합참의장 에게로 쏠렸다.

“이 문제는 말이오, 장군”
대통령이 합참의장을 향해 물었다.
“미군이 북한 폭격 실행에 앞서 우리 한국군에 무슨 통보를 해주지 않겠어요?”
“통보를 해 주지 않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하, 물론 우리 힘으로 탐지는 가능합니다. 가령 일본 오끼나와 기지에 미 전투 폭격기들이 증파된다든지 태평양 함대가 이동한다든지 하는 것을 미리 알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폭격 시각을 알아낼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저들은 일본에게도 비밀로 할 것이란 생각입니다.”
“사용할 무기는?”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합참의장은 꼿꼿한 자세로 대답했다.
“핵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신개발 고성능 무기, 이를태면 정밀타격용 ‘서지컬 스트라이크’(surgical strike) 같은 신 무기를 사용할 것 같습니다. 저들은 그 무기의 효력을 전 세계에 내 보이려 할 것입니다. 미국은 이런 기회에 자국이 개발한 최신형 무기를 선전할 속셈도 있을 것 입니다.”
대통령의 시선이 국가정보원장에게로 향했다.
“국정원장의 의견은 어떠세요?”
“저는 먼저 북한이 ICBM을 발사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은 ‘핵 보유국’ 인정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에 대한 압박과 이를 통해 북한 내 고질적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 함으로써 북한 김정은 정권이 자신들의 안전성을 먼저 꾀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미국은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이 되었을 때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자국에 돌아올 손실을 깊이 계산 할 것입니다. 즉 국제적으로는 미국이 북한의 핵 의지를 꺾지 못하면 세계적인 핵 경쟁이 공공연히 다시 시작될 것이며 그 책임을 미국이 고스란히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이런 국제적인 비난보다도 북한이 다량의 핵을 보유할 경우에 미국은 자국 영토 내에서 전쟁의 참화를 당할 수도 있다라는 그런 불안감 때문일 것 같습니다.
이는 미국이 김정은을 통제 불가능한 인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미국과 김정은 간에 적극적 외교 개입이 화급한 그런 실정입니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그들이 의도하는 바를 어느 정도 성공은 시켰지만, 미국이 끝도없이 계속 양보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습니다.”

“외교통상 장관은 주변국가들의 동향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읍니까?”
대통령이 화살을 외교통상 장관에게로 돌렸다.
“이번에 저는 우리나라 외교를 맡은 이래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이것은 미국이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세계 도처에서 북한은 범죄적 행위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만 하더라도 위조화폐와 마약 문제로 지금 떠들석 합니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는 북한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오직 미국 처분에 딸렸는데…… 한반도가 전쟁의 참화속에 빠지게 된다면 이건 모두가 공멸하는 길 입니다. 참으로 두렵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북한이 계속 식량문제로 기근의 위협이 존재하는 한 저들 역시 전쟁이라는 수단에 호소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데, 우리 남한 정부가 70만톤 부족분 삭량을 북측에 조달하고 그들을 달래서 국제무대로 복귀시켜야 합니다. 미국측에도 북한에 조달할 식량과 전력을 남한이 일정금액 부담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백악관 강경파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이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이 말에 통일부 장관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대통령님,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이 문서를 우리가 이해 하는한 미국의 각오를 우리가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일단 북쪽에 식량을 공급한 후 미국의 깊은 속셈을 간파하여 정말 북한을 폭격하려 한다면 우리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이에 대비 해야 합니다.
전쟁 이라는 말, 듣기 싫고, 말하기 싫더라도 우리는 전쟁이 발생되는 상황아래 이에 따른 모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미국의 폭격이 북한에 시작되더라도 북한은 가급적 남한의 대도시만큼은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무슨 방책이라도 세워두어야 합니다 과연 그런 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뭇튼 남한의 대 도시를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을 없애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용산 주둔 미군 부대를 일찌감치 이전시킨 것이 아닙니까? 제 생각은 주어진 현실 상황 아래서 전쟁을 준비해야 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이것이 비록 준비로만 끝날 헛수고 일지라도 말입니다.”

“자아 이번에는 내가 말하겠어요”
대통령이 말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나는 북한의 식량부족 사태를 보고 받고 쌀 공급을 보류했어요. 그 시점에서는 미국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오. 모든 것을 알게 된 이상 여러분! 나는 오늘 이 시간 남북 적십자사를 통해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비축분 쌀을 북한으로 보내도록 조치할 것이오. 또한 새로운 무슨 협상과 쌍방간의 관심사에 대해 협의 할 것을 북측에 제안할 작정이오. 또한 국방장관과 합참은 군을 일사 분란하게 통제하고, 행안부장관은 유사시 국민들이 혼란을 이르키지 않게 하기 바래요. 나는 조금전에 나온 의견처럼 주어진 현실상황 아래서 모든 것을 준비 해 두자는 그런 뜻입니다. 내 말 알아 듣겠어요?”
회의 참석자 전원이 모두들 심각하게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메모 했다.



코멘트 작성자 :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