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0-08-27 조회수 : 494
파병부대비용 `한미협상'


 








외교부가 26일 베트남전 관련 외교문서를 공개한 결과 미국이 한국군의 베트남전 파병에 따른 부대 비용을 매끄럽게 정산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파월 국군병력을 대체해 국내에서 소요되는 보충병력 정비 및 훈련 소요 재정을 부담키로 했던 합의사항을 뒤집고 베트남전에서 쓰던 장비를 구입가의 50% 이상의 비용으로 한국에 떠넘겼던 사실도 드러났다.

◇ 순(純) 추가경비 = 정부는 1970년 7월1일부터 1971년 6월30일까지 소요된 순추가경비 690만달러(당시 원화 27억8천700만원)를 현금으로 조속히 지급해 주도록 미국측에 요구했다.

’월남공화국에 파견되는 추가병력을 완전대치하는 보충병력을 정비하고 훈련하며, 수요재정을 부담한다’는 1966년 브라운각서 A-3항에 근거해 미측이 지불할 의무가 있음을 주지시켰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1972년 11월 주한미군에 훈령을 보내 미지급액 상당의 미군 잉여장비를 한국측에 이양할 수 있다는 안을 가지고 협상을 지시했지만 우리 국방부는 군사실무자회의에서 논의할 성질이 되지 않는다면서 토의를 거부했다.

국방부는 1973년 2월7일 외무부에 보낸 공문에서 “가령 미군의 잉여장비를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잉여장비가 미 의회에 통제되고 국군현대화 계획 범주내에서 제공될 것이므로 명목상 청산에 불과하다”고 거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미측은 베트남전에서 쓰던 장비 중 비잉여장비를 원가의 56%로 계산해 한국군에 이양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다.

군장비와 헬기 3대, U-21 경비행기 1대 등 430만달러와 전투식량(K-Ration) 64만달러를 합한 총 494만달러 어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측이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국방부 협상팀은 미측의 압력에 굴복하고 만다.

주월 미군보유 장비로서 비잉여품을 취득가의 56%로 계산해 한국군에 이양하고, 전투식량 64만2천달러는 대미 채무 변제시 상쇄하며, 잔액 200여만달러는 미8군 재고 훈련탄을 수령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 국내 초과병력 일시퇴직금 = 베트남전 종전에 따라 국군병력 3만7천명이 철수하게 되어 당시 국내 병력 58만9천800명을 더해 62만6천800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는 한국군의 병력수준을 60만명으로 유지키로 한 1967년 8월 한.미 합의의사록 B에 위반되므로 초과병력 2만6천800명은 강제 퇴역해야 했다.

퇴직 군인 가운데 직업군인은 7천488명이었고 필요한 퇴직 일시금은 46억8천710만4천200원이다. 그러나 미측은 이미 19억5천766만3천600원을 일시 퇴직금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종결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측의 지급한 퇴직금 규모가 정부 산청치보다 적은 것은 직업군인이 아닌 일반 군인에 대해 한국에서 지급하는 비용을 근거로 산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무부는 직업군인 일시퇴직금 규모와 미국이 지급한 금액의 차액인 27억2천944만600원의 지급을 촉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종전 대책 보고서를 대통령 보고용으로 1973년 1월 작성했다.

미국이 잔여 퇴직금을 지불했는 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 주월 장병 귀국비 = 1971년 4월 제5차 월남전 참전국 외상회의를 앞두고 정부는 파월 장병 1인당 귀국비 수급 문제를 미측과 교섭하기로 전략을 짰다.

파월 장병 귀국시 미국 정부가 개인당 일정액의 귀국비를 지급하도록 교섭하되 태국군 등 제3국의 예를 감안해 액수를 결정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파월 장병의 귀국수송비는 1969년 4월 한미 군사실무약정서에 따라 미국 정부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군은 태국군에 비해 차별 대우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태국군은 귀국할 때 2개월치의 수당을 여분으로 지급 받았으나 한국군은 항공기와 선박편 불문하고 고국에 도착하는 시점까지의 수당만 받도록 한 것이다. 당시 미확인 첩보에 의하면 태국군은 귀국시 ’복원비’ 명목으로 1인당 400달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주태국 대사는 1971년 3월 본국에 보낸 ’주월 태국군 철수에 대한 복원비 지불문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태국군은 파병 초기부터 2개월치의 귀국비를 지급받고 있다면서 미국과 태국간 이면계약 체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태국군 소령의 2개월치 수당이 40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태국군 병사와 태국경제에 엄청난 보탬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콕 포스트는 1970년 8월29일자 기사에서 파월 태국군 1만2천명의 전체 복원비(귀국비)는 500만달러로 추산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보고서에 의하면 태국군은 한국군보다 많은 월정 수당을 받았다.

한국군과 태국군의 수당을 비교하면 중장 300달러∼450달러, 준장 210달러∼330달러, 대령 195달러∼300달러, 병장 54달러∼60달러, 일병 40.50달러∼45달러, 이병 37.50달러∼39달러 등으로 태국군이 더 많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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