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고재목 작성일 : 2020-02-11 조회수 : 61
대보름

대보름

2020.02.08


까치발로

위태롭게 떠바친 하늘이

곧 무너질까봐

걱정스러운

고개 내밀 낯이 없어 

구름뒤에 숨은 보름달은

환하게 웃고 싶지만


이승을 떠나는

꺼진 촛불같은 영령들이 

목구멍에 걸려

부럼과 찰밥이 

차마 넘어가질 못 하고

비창이 되어 흐른다


달아

대보름 달아

높은 산보다 더 아득한

덕지 낀 저 탐욕들을 

깨끗이 씻어가 다오

그대의 환한 가슴으로

이 땅에 뿌리내린

이 사악한 영혼들을

정화시켜 다오.


이승이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보호막이 되도록

그대의 자비로 막아다오


高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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