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고희(古稀)를 넘었거나 미구에 그리로 들어설 전우들에게 망중한(忙中閑)이라는 표현이 좀 어색하지만 어제는 모처럼 의미 있는 망중한을 가졌다고 털어놓고 싶습니다. 늙음이라는 늪 속으로 서서히 밀려들어가는 전우들에게는 그저 자주만나서 여생을 논하며 쐬주 한 잔 나누는 게 더없는 낙이라 생각합니다.
비교적 가끔 뵙는 사이이지만 어제(5.25)는 유독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맹호기갑연대 출신의 고재목 전우가 오랜만에 청룡 김세창 선배님을 비롯하여 두 청룡전우님들에게 점심 대접을 한다하여 소생도 추가로 끼어들게 되었습니다.
종로5가에서 12시 10분에 만난 우리 일행은 김세창 선배님이 근 50여 년 간을 단골로 이용하고 계시다는 뒷골목에 위치한 정통 영양전문업소로 향했습니다.
밑으로 깔리는 음식이 특이해서 그런지 두꺼비를 여러 마리 잡았는데도 별 다른 느낌이 오질 않았습니다. 김 선배님 후광 때문에 최고양질의 음식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따가운 5월의 햇빛을 쬐이며 우린 또 입가심 집으로 향했습니다. 1차는 고재목 전우가 쐈지만 2차는 소생이 쏘려고 노리쇠를 뒤로 제껴 놓고 있었는데도 케리쿠퍼 보다 더 빠른 청룡 김세창 선배님의 총 솜씨에 그만 기회를 잃고 말았습니다. 다음번엔 죤 웨인의 장총을 메고 나타나겠습니다. ㅎㅎㅎ. 화기애애하고 즐거웠던 주말이었습니다. 함께해주신 전우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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