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여! 내 조국이여! (제71회)
글/ 김 건
북한 미사일 발사 ①-1
같은 날 밤 북한 평양,
모란봉구역 대동강변에 밀집된 고급 관료들의 주거지역에 인민무력부 소속 군관 한 명이 사복 차림으로 술에 취한 채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직 승용차를 배당 받을 만한 계급이 되지 못해 가끔씩 늦은 시각에 공용차를 이용하지만 오늘따라 운전사가 말썽을 부렸다. 그래도 걸어서 귀가하는 것도 괜찮을 듯 했다.
전용 클럽에서 동료들과 기분좋게 한 잔 즐겼고 무엇보다 상쾌한 가을밤이 좋았다. 그는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걸었다.
도로 건너편의 어둠 속에서 서성이는 두 사람의 존재에 대해 알아 채지 못했던 것은 얼큰한 취기와 가을밤 분위기에 흠뻑 빠진 기분 때문일 것이다.
어둠 속의 두 사람은 잠시 전 클럽 입구에서 그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서로 고개를 끄덕여 신호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를 뒤따라 왔다.
날씨가 좋은 초가을 저녁이라고는 하지만 평양의 거리는 인기척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인민무력부 소속 군관은 큰 길을 벗어나 샛길인 공원의 오솔길로 접어 들었다.
오솔길은 여름내 자란 수목들로 무성했다. 길은 어두웠다. 이 시간쯤에 이 길을 걷기는 처음이었다.
길 중간쯤 이르렀을 때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뒤를 돌아 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갑자기 겁을 느낀 그는 걸음을 빨리 했다 뒤 쪽에서 발자국 소리가 또 들렸다.
다시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뒤통수로 몽둥이가 날아 들었으며, 그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가 의식을 되찾았을 때에는 새벽이슬이 내리고 있었다. 정신을 차린 그는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었으나 비어 있었다.
지갑, 돈, 열쇠, 배급표, 그리고 신분증이 없어졌다.
고급 관료 주거지역 가까운 곳에서 이처럼 대담한 강도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전례가 없었다.
자연 소속 기관인 인민무력부는 물론 인민보안성(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곧 관련 부서에서 수사에 착수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두 사람의 신원은 물론 단서도 잡을 수 없었다. 2인조는 이미 그날 새벽 열차로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던 것이다.
같은날 한국 서울 청와대,
대통령은 집무실 옆에 딸린 소회의실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분위기는 시종 엄숙했다. 회의는 호주에서 김준이 보낸 두번째 문서에 관한 것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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