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여! 내 조국이여! (제70회)
글/ 김 건
고문(拷問) ①-8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지난 날 시드니로 예사롭지 않은 임무를 띠고 도착했었다.
그의 북한에서 생활은 마치 기계같이 움직이는 삶이었다. 그의 시드니 생활 역시도 기계처럼 움직여야 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의 생활은 변해 가기 시작했다.
햇살이 눈부신 본다이 해변, 시원한 팜츄리 나뭇잎 그늘에 앉아 아찔한 토플리스의 여인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북한이 얼마나 허구에 젖은 사회라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그는 북한 생활을 청산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위조지폐 기술과 마약으로 이 세상을 한 번 뒤집어 놓기로 작정을 하고서 거대한 계획을 구상했었다.
그 계획은 구체적으로 여러단계로 나뉘어 철저히 준비됐으나, 그러나 구멍이 생겼다. 한 조직원이 체포됐고 그가 숨기고 있던 위조지폐를 찾으러 갔다가 킴 준이라는 복병도 만났다.
또한 그 김 준은 조직의 중간 보스를 납치 했고, 그를 경찰에 넘겼다. 그래서 조직은 이제 김준을 제거해야 한다는 부담까지 떠 안게 됐다.
주시드니 한국 총영사관. 다음날 시드니 엘리자베스 스트리트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의 정보담당 영사는 호주 정보국의 한국담당 과장의 방문을 받았다. 미리 약속해 같이 동행한 연방경찰관도 합석을 했다.
정보담당 영사는 한국 국정원 소속이지만 그의 공식적인 직책은 어디까지나 한국 총영사관의 영사였다.
세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국 정보담당 영사가 호주 측 정보 책임자에게 말했다.
“여기 이 자료는 최근 조사된 북한의 동정입니다. 봉수호에 대한 평양측 회의 내용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분량이 약간 많지요?”
“매번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측이 한국을 도울 일은 없습니까?”
“아- 네, 그럼 부탁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씀하십시요, 가능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시드니 근교에 살고 있는 한국 출신 킴 준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호주 시민권자이니 물론 잘 보호하시겠지만, 더욱 특별한 보호를 부탁 드립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 하실 수 있습니까?”
“아, 예, 잘 알겠습니다. 우리 연방 경찰에서도 이미 그 사람에 대해 일련의 보호 조치를 발동 하고 있습니다.”
같이 동행한 연방경찰요원의 답변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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