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건 작성일 : 2012-10-03 조회수 : 550
어둠 속에서…… (시드니 이민자 이야기 5 번째)

 


 


 


 


 


 


             어둠 속에서…… (시드니 이민자 이야기 5 번째)


 


                         글/ 김 건


 


 


 


차량에 오른 승우는 무전기 스위치부터 켰다. 얼마동안 전파를 잡느라 칙칙 거리던 무전기에서 침수지역으로 출동한 케빈의 목소리가 들렸다.



케빈은 이곳 고스포드 재난 구조대 책임자였다. 그는 이미 여기 상황을 모두 보고를 받은 모양이었다.
승우가 지금 출동 중이라고 대답하자 그는 흥분했다.


 


“이런 맙소사, 혼자서 출동이라니요 선배님!
“긴급 신고가 접수됐는데… 어쩌겠나? 가서 살펴봐야지.


 


“조금만 더 기다리셨다가 혼스비 팀이 도착하면 그들을 현장으로 안내나 해 주세요. 지금 맹그로브에 집중 호우 경보가 내렸다고요. 그 쪽 산 계곡의 물이 모두 그리로 몰릴 겁니다.


“맹그로브에 비가 언제 부터 내렸나?


 


“지금 막… 지금 빗줄기가… 마치 양동이로 쏟아 붓는 것 같답니다.
“그 물살이 여기까지 도달 하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리겠지?


 


“아닙니다. 40분정도… 어쩌면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알았네. 내가 먼저 그 아이를 빨리 찾아 봐야겠네.


 


“아니? 선배님… 혼자서요? 그건 무립니다.
“맨홀에 어린 학생이 빠졌다는 신고를 받았는데… 어쩌겠나… 너무 걱정 말게.



“선배님 그럼… 멘홀 안으로 너무 깊숙이 들어가진 마십시오. 곧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할겁니다. 40분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습니다.
“… 시간적 여유라니??? 40분 후면 수량(水量)이 어느 정도 될 것 같은가?


 


40분이 지나면 안 되죠… 그땐 배수로 안에 물이 하나 가득 꽉 차 버릴 겁니다.
“이런 맙소사!!! 고맙네, 자 시간이 없네, 이만 끊어야겠네.



 


승우는 운전석 앞에 붙은 비상출동 경보스위치를 켜며 소방차의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다. ~~~ 곧 요란하게 번쩍이는 경광등과 사이렌 소리가 도로에 하나 가득 울려 퍼졌다.


 


거리는 아직도 어수선 했지만 출동한지 10분이 채 되기 전에 그는 빗물 배수터널 사


고현장에 도착했다.


 



승우는 곧 뒤따라 올 구조팀을 위해 차 시동도 끄지 않고 경광등까지 켜 놓은 채 맨홀 안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그는 우선 등에 짊어질 장비들 중에 산소병과 마스크와 호스, 비상로프, 방수랜턴 등 장비들을 눈으로 확인했다. 장비를 둘러본 승우는 출동차량에 비치되어 있는 잠수복처럼 생긴 다목적 구조복으로 재빨리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램프가 달린 안전 모자를 쓰며 사다리에 올랐다. 오랜 세월에 걸쳐서 숙달되고 익숙해진 자연스런 몸놀림이었다.


 


승우는 사다리를 타고 천천히 멘홀 아래로 내려가며 모자 앞쪽에 붙은 램프를 켰다.
불빛에 비친 터널 벽은 이끼들이 물풀처럼 길게 자라 덮여 있었으며 아래쪽 바닥에는 검은빛 물결이 강물처럼 도도히 흘렀다.



흐르는 물과 배수로는 승우에게 늘 생경한 이질감을 불러 일으켰다.


 


아들 녀석이… 승우는 아들 녀석의 얼굴이 떠올랐다. 녀석은 보이 스카우트 훈련 중에 계곡의 급류에 휘말려 실종이 됐다. 그렇게 된지가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었다.



 


‘그녀석이 만약 살았더라면 올해로 나이가 스물일곱 살인가? 제법 의젓한 청년이 되었을 터 인데…….


 


승우는 단 하나 뿐인 늦둥이 자식 놈을 그렇게 비명에 잃은 후 스스로 지은 죄가 많음을 한탄했다.


그리고 바로 그 해에 인명구조 대원으로 자원 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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