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여! 내 조국이여! (제68회)
글/ 김 건
고문(拷問) ①-6
“그마-안, 그만 하면 됐어.” 준이 장갑수의 말을 중간에서 잘랐다.
“지금 조직이라고 말했는데, 그 조직에 대해 묻겠다. 조직 본거지는 어디이며, 사무실은 어디에 있느냐?”
“저희는 북한의 지시를 받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중국, 일본에 사무실이 있는데 더 자세한 것은 저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보스가 러시아식 마피아 조직을 본떠서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준은 생각했다.
마피아의 조직은 그 뿌리가 깊었고 조직의 복잡성이 종과 횡으로 마치 거미줄처럼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들 조직은 내부 상호관계에 있어 자신들조차도 조직원 구성을 잘 알지 못한다는 말이 사실이었다.
준은 눈을 들어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가지만 더 묻겠다. 고스포드의 우리 집에 숨겨져 있던 위조달러와 봉수호에 실렸던 마약은 어떻게 된거야?”
장갑수의 튀어나올 듯한 두 눈이 째깍거리며 돌고 있는 시계 초침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이마로부터 줄줄 흘러내린 구슬 같은 땀은 뺨을 타고 흘러 턱을 거쳐 사타구니에 걸려 있는 타올 위로 뚝 뚝 떨어져 내렸다. 그는 숨을 헉헉거리며 간신히 빨리 대답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고스포드 집에 숨겨진 위조지폐는 환치기를 위해 평양으로부터 가져온 돈입니다.
그런데 그 돈을 평양에서 운반해온 자가 지금 선생님이 살고 있는 집 옛 주인과 아는 사이였다는데 그들은 다른 죄목으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돈을 되 찾으려 선생님 댁에 간 것 입니다.
그리고 봉수호로 운반된 마약은 킹스크로스 시장에 모두 내다 팔았습니다.
나머지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제발 믿어주세요. 저는 중간보스일 뿐입니다.”
땀을 비 오듯이 흘리던 그가 드디어 졸도 직전까지 왔다. 탁상 위에 놓인 시계는 쉬지 않고 움직여 드디어 새벽 1시 2분 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 2분 후면 장갑수의 항문 깊숙한 곳에서 둔탁한 폭발음과 동시에.. 그의 몸뚱이는 풋주간의
고기처럼 갈가리 찢겨 인간의 형체를 알아볼수 없게될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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