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건 작성일 : 2012-09-27 조회수 : 518
조국이여! 내 조국이여! (제67회)

 


 


 


 


 


조국이여!  내 조국이여!   (67)


 


                                                                                     /  김 건


 


고문(拷問) ①-6


 


장갑수의 심문은 50여분 만에 싱겁게 끝이 났다.


 
시드니 기차역에서 살해된 흑인에 대해 준이 물었을 때 장갑수는 단번에 말을 더듬거렸으나 준이 리모트 컨트롤을 집어 들자 질겁을 하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


 
흑인 마약 중독자는 자기 조직이 고용한 고용인에 불과한데 그 흑인이 자기 조직을 너무 깊이 알았을 뿐만 아니라 고스포드에 살고 있는 한 여자 청소원을 강간했다고 했다
.


 
그리고 캔버라 대사관 마을에 있는 여자 외교관 사택을 침입해 일을 망친 책임을 묻기 위해 지시에 따라 살해 했노라고 재빨리 자백을 했다.


 


 


고스포드 젊은 여자 청소원을 강간한 건 두 놈이었잖아.”
준이 그의 자백을 다시 한 번 확인 했다
.


 
맥이란 그 흑인 놈이, 그 놈이 먼저 했어요. 그 놈은 동양 여자를, 젊은 동양 여자를 너무 좋아해요. 나는 아니예요
.”
장갑수는 잔뜩 겁에 질려 마른 입술에 침을 묻혔다
.


 


너는 어떻게 알고 고스포드로 갔었지?”
실은, 저는 맥을 따라 그냥
…”



준의 눈이 잠시 허공을 응시했다. 그러나 질문은 다시 계속됐다
.


캔버라엔?”


저는 캔버라에 간 일이 없습니다. 맥이란 놈이 혼자 미국여자 집엘 들어갔습니다. 사실입니다. 믿어주십시오.”
장갑수는 깊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의 이마에선 계속 땀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그의 쉰 목소리는 더욱 가늘게 떨렸다.
처음 계획은 고스포드 당신 집을 뒤져 보러 갔었는데 집 앞에 경찰차가 있어 포기하고 당신이 고용한 여자 청소원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맥이 말한 것처럼 그 동양여자가 너무 예뻤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맥이란 놈이, 그 놈이 여잘 건드렸습니다.”


 


가냘픈 목소리로 푸념하듯 말을 이어가던 장갑수의 목소리가 갑자기 뚝 그쳤다.
건너편에 앉아 자기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던 준의 핏발선 두 눈이 갑자기 꿈틀 했기 때문 이었다
.


 
그 다음날은 네 놈이 나를 죽이려 했지
?”
준의 갈라진 목소리가 장갑수를 무섭게 추궁했다
.


 
아닙니다. 그런 일 없습니다
.”
또 다른 범죄사실이 들어날 것이 두려운 듯 그는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


 
그날 새벽 켄버라 가는 길에서 네가 덤프트럭으로 내 자동차를 덮친 후에 교통사고로 위장하려 했잖아 안그래
?”


 


아닙니다. 전- 저는 아닙니다. 보스가 다른 부하에게 시킨 일입니다. 저는 다만 조직 안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입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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