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여! 내 조국이여! (제60회)
글/ 김 건
행방불명 된 교민 ①-8
“ 안녕하시오. 정신이 돌아와 다행입니다.” 푸른 와이셔츠 남자가 준의 어께를 토닥이며 말했다.
준은 몸을 움직여 보았으나 다친 곳은 없었다.
“자아~ 미스터 킴준! 당신, 지금 이 아파트에 무엇을 하러 숨어 들었는지를... 설명을 해
주어야겠소!”
“지금 나는 아무 할 말이 없소. 당신들에게는….” 준은 탁해진 목소리로 말하고 헛기침을 했다.
목안이 좀 거북스러웠다. 아마도 소파위로 난폭하게 내던져질 때 무언가 목에 부딪힌 모양
이었다.
“우리는 지금 당신과 농담을 하자는 것이 아니오.” 남자가 담배에 불을 댕기며 느긋하게 말 했다.
“나도 당신들에게 똑같은 말을 묻고 싶소.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요? 여길 왜 왔오?” 준이 그들에게 말했다.
“ 이봐요 우리는 경찰이오, 다시 한번 묻겠소. 당신, 이 아파트에 들어와 무엇을 하고 있었나?”
“말하겠오 나는 이 아파트의 주인.. 한국인 송씨와는 친구사이요. 그렇지, 친구라 할 수 있지,
같은 한인교회에 다니고 있으니깐요.”
남자는 입안 가득 담배연기를 천장으로 내 뱉으며 말했다. “친구든 뭐든, 내가 당신에게 묻는 말은 당신이 왜 창문을 통해 이 아파트를 침입했느냐 라는 말이오. 내 말 알아들어?”
준이 빠르게 대답하기 시작했다. “당신들은 진짜, 경찰관들인 것 같아 내가 사실대로 말하겠소. 여기 살고 있는 송이라는
사람은 같은 교회 친구로 약 한 달 전부터 행방불명 상태요.
우리 한인들은 이 사실을 한국 대사관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며칠 전에 이 집을 찾아온 같은 교회 김용호라는 한국사람 또한 누군가로 부터 습격 당했기
때문에 나는 조심스럽게 이 곳에 들어오지 않을 수가 없었소.”
준의 설명에 조금 납득 하겠다는 듯, 옆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창문을 통해 아파트로 숨어 든 이유가 충분치는 않은데?” 옆에선 또 다른 남자가 말했다.
“그야 순간적으로 생긴 호기심 때문이오. 행여 송씨가 멀쩡하게 집 안에서 빈둥거리며 있는지
를 자세히 알고 싶었습니다.”
남자들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갑자기 정적과 피로감이 준을 감싸기 시작했다. ‘이들이 정말 경찰인가?’ 준은 의구심이 들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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