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여! 내 조국이여! (제59회)
글/ 김 건
행방불명 된 교민 ①-7
그 날 밤 시드니, NSW주 경찰국 범죄사건 집계에 따르면 6건의 강절도 사건이 일어났다. 그 중에서도 경찰을 당황케 한 것은 시드니 남부 유대인이 경영하는 총포상이 습격당한 사건이었다.
범인들은 미리 가게의 경보장치 위치와 배선회로를 모두 확인해 두고 경보장치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만든 다음, 강력한 전기 절단기로 뒤쪽 골목으로 난 창문의 쇠창살을 절단하고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침입한 도둑들은 대개 값비싼 산탄 엽총을 훔치기 마련인데 그것들은 도난당하지 않았다.
주인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범인들이 훔쳐간 것은 정밀하기로 유명한 독일 헤클러&코흐사 제품 고성능 저격용 라이플 ‘PSG-1’ 한 정과 실탄 한 상자, 그리고 권총 2자루 뿐이었다.
PSG- 저격용라이플의 실탄은 고속세열탄으로 관통력과 파괴력이 모두 뛰어난 것이다.
파라마타 강변에 있는 한 독신용 아파트.
한 무리의 동양인들은 훔친 전리품들을 늘어 놓았다.
권총 2자루와 실탄이 가득 들어있는 종이상자, 그리고 최신 라이플 한 정과 실탄 1상자,
또한 ‘스타라이트 스코프라’ 야간 특수 조준경 1 세트.
그들중 한 명은 북한 공정부대에서 3년간 근무를 할 때 스타라이트 스코프를 사용해 야간 조준 사격을 해 본 경험이 있었다.
어두운 밤, 올빼미 눈의 커다란 망막처럼 작용하는 이 야간 조준경 스타라이트 스코프는 환상적인 야간 사격 필수장비였다.
원래는 군사용으로 개발된 것이지만 최근들어 일반 경비회사 같은 곳에 판매되고 있었다. PSG-1 저격용 라이플 총에는 이 야간 조준경을 장착하도록 긴 홈이 파져 있어 누구라도 손쉽게 장착이 가능했다.
한편 피습당한 김준은 완전히 의식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거실로 끌려가 소파 위에 내동댕이쳐 지는 것을 그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준은 자신이 너무도 한심스럽게 생각됐다. 준은 누군가 자신의 주머니 속에서 지갑을 꺼냈다가 다시 던지는 것도 느끼고 있었다.
그가 집에 침입한 도둑일 것이라는 생각은 틀린 것이었다. 만약 도둑이라면 지갑이 그냥 되돌려 줄 이유가 없었다.
준의 얼굴에 찬물을 뿌려졌다. 준은 머리를 흔들었다. 사물들이 분명하게 보이면서 의식이 좀더 뚜렷해졌다.
자기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은 베이지색 자켓과 푸른 와이셔츠를 입은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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