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건 작성일 : 2012-09-17 조회수 : 472
영악한 아이와 이상한 세상 (시드니 이야기 6번째)

 


 


 


 


 


영악한 아이와 이상한 세상 (시드니 이야기 6번째)


 


 


김종인군의 설명이 계속되었다


저는 노려보는 그 아이를 무시하고 황급히 침실을 빠져 나왔습니다.


 


방을 나서는 제 뒷 통수에다 아이는 한마디를 더 지껄였습니다.


 <어디 두고봐요 형!/ 어디 한번... 두고보자 구요/ 곧 후회 하게 만들 꺼예요>


 


저는 지체 없이 집으로 돌아와 곧 바로 샤워를 했습니다. 그 아이의 손길이 지나간 제 몸뚱이와 그 아이로부터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듣게 된 제 두 귓구멍을 깨끗이 씻어냈습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어 첫 잠이 막 들었는데 그시각에... 밤11시에 경찰이 들이 닥쳤습니다. 


11시는 제가 그 아이 방을 빠져 나 온 시각이 오후 4시경 이니… 그 아이가 저에게 경고한 7시간 후가 되는 시각이 었습니다.


 


 


 


이틋날 아침 일찍 나는 이스트우드 경찰서를 찾아 다시 김종인군을 만났다.


어제에 이어 오늘 또 와 보는 곳이지만 미성년자 성()폭행이라는 사건의 심각성에 가슴이 떨렸다.


 


시드니 경찰청장이 발급한 소수민족(한인) 선도위원 신분증을 입초 경찰관에게 내 보인 후 강력계라 쓰인 곳의 문을 노크 했다. 세번 노크 한뒤 나는 손잡이를 돌려 보았다.


 


문이 소리 없이 열리면서 창 가에 비스듬히 앉아 있는 죽은깨 투성이의 어제 그 형사의 옆모습이 보인다.


형사는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은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졸고 있는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서서 문을 닫았다. 사뭇 가슴이 뛰고 있었다.


미쳐 어제 잘 살펴보지 못한 넓은 방은 나무 책상들이 두 줄로 나란히 놓여 있다. 한 쪽에는 서류 들이 가득 담긴 철제 케비넷이 보였다.


 


졸고 있던 형사가 갑자기 눈을 번쩍 뜨는 통에 놀라 하마터면 들고 있던 가방을 떨어뜨릴 뻔 했다.


형사가 앉은 의자가 삐꺽 하고 움직이는 소리를 냈다.


 


형사는 상체를 일으키며 길게 하품을 했다.


 


그는 하품으로 치켜든 팔을 내리며 지나가는 말처럼 말했다.


“깜박 잠이 들었나 보네…  밤을 새웠더니만.” 그는 머리를 흔들었다.


 


내가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깡마른 죽은깨 투성이 의 형사가 책상 앞 의자에 앉은 채로 다시 한 번 나를 올려다 본다.


그는 새삼스럽게 “무슨 일이죠?.... 무슨 일로 오셨나요?” 라고 세삼스레 물었다.


조용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충혈된 두 눈은 구석구석 나를 살피고 있었다. 피로에 젖은 듯한 초췌한 그 중년 형사가 갑자기 무섭게 보이는 것은 왠 일일까?


 


“안녕 하십니까? 저어~ 김 종인군을 만나러 왔습니다만….


“아- 어제 오셨던 그 분이 시죠?  피의자를 설득 해 보셨습니까?


 


“예? ~ 그런데…..  한번 더 만나 본 후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형사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면회실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었다.


 


김 종인 군과 나는 어제처럼 또다시 무릎을 마주하고 않았다. 우리 두 사람을 향해 백인 형사의 그 노리 끼리한 두 눈동자가 움 직 이지도 않고 계속 우리 쪽만 감시하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침을 꿀컥 소리 나게 한번 삼키며 그 눈동자를 향해 커다란 목 소리로 말을 걸었다.


 


“형사님, 시드니 한국 총 영사관에 연락은 하셨습니까? 피의자 김종인군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외국인을 체포한 것에 대한 법적 조치는 취하셨는지요?


 


“물론 통보는 해야겠지요.”라며


백인 형사는 노골적으로 나를 비웃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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