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건 작성일 : 2012-09-11 조회수 : 315
조국이여! 내 조국이여! (제56회)

 


 


 


 


   조국이여!  내 조국이여! (56)


 


                                                                                        /  김 건


 


 


행방불명 된 교민 ①-4


 


귀에 들리는 것이라고는 그저 자신들의 헉헉거리는 숨소리와 계속 떨어져 내리는 물방울 소리 뿐이었다.
도망칠 수 있는 또 다른 길은 한 층을 더 내려가 주차장에 세워 둔 자신들의 차를 이용해 빠져 나가는 것 밖에 없었다
.


 
그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정신 없이 뛰어 내려가 자신들의 밴에 올랐으나 두 사람이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누군가가 밴의 시동키 박스를 망가뜨려 시동을 걸 수 없도록 해 놓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들은 벌써 차고 출입구 쪽에서 이 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


 
차에서 내린 김용호가 준에게 급히 말했다
.
저쪽으로, 빨리 저쪽으로 갑시다. 저쪽에 엘리베이터가 있어요
.”


김용호가 가르키는 쪽에 자동차 전용 낡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자동차 그늘로 몸을 숨기며 재빨리 엘리베이터 쪽으로 이동했다.


 


엘리베이터 앞까지 다다른 두 사람은 알루미늄 봉으로 만든 문을 열고 올라 탔다. 엘리베이터는 3면 벽을 굵은 철망으로 거칠게 엮어 만든 자동차 전용 비상 엘리베이터였다.


 
준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1층 버튼을 꾹 눌렀다
.
곧 엘리베이터는덜컹하고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어 모터의 울림이 요란하게 두 사람의 고막을 때렸다. 다행히 엘리베이터는 밑바닥이 심하게 흔들거리면서 천천히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


 
엘리베이터가 괴로운 듯 요동치며 느린 스피드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그들을 뒤쫓던 사내들이 갑자기 그들 아래 쪽에 모습을 나타냈다
.


 
사내들은 서두르지도 않고 침착하게 엘리베이터 조작장치로 다가서며 무엇인가를 만지작거렸다. 그들 중 한 명이 준을 올려다 보며 기분 나쁜 웃음을 씨익 웃었다
.


 
준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
준은 그 때 순간적으로 깨달았다. 함정에 걸려 들었다는 것을

공포에 질린 준이 정신 없이 바로 위층인 지하 2층 버튼을 계속 눌러댔으나 엘리베이터는 무정하게도 그냥 위로만 올라갈 추세였다.


 


저 놈들은 일부러 우리 둘을 엘리베이터 속으로 몰아 넣었구나라고 준이 판단했다.
준은 위험을 직감했다. 짧게는 몇 십초 길어 봐야 1 분여의 시간 밖에 없었다
.


 
준이 소리쳤다
.
용호씨, 빨리 나를 따라 오세요
.”


그는 손에 잡힐 듯이 낮은 엘리베이터 천정에 설치된 비상구 덮개를 위로 밀어 올리며 엘리베이터 윗쪽으로 올라섰다.
까마득한 저 멀리 옥상에 설치된 도르레로부터 4줄의 강철선이 내려와 요란한 소리를 토해내고 있는 모터의 힘으로 엘리베이터를 천천히 위로 끌어 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



그러는 사이 준은 벌써 50초를 허비했다. 재빨리 아래쪽으로 손을 내려 김용호를 당겨 올렸다.


 


 그는 다급히 소리쳤다.
용호씨, 이 엘리베이터가 곧 추락할 겁니다. 추락하기 전에 무엇이든 잡아야 해요
.”


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덜컹하고 엘리베이터가 급격하게 멈췄다.
갑자기 멈춘 충격으로 발판이 심하게 흔들려 하마터면 준은 몸의 균형을 잃을 뻔 했다
.


 
다음 순간 육중한 엘리베이터는 총알처럼 빠르게 아래로 내려갔다
.
준은 무의식적으로 팔을 뻗어 층 난간에 설치된 문턱에 겨우 매달렸다
.


 
눈 깜짝할 새도 없이 아래에서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엘리베이터가 지하 3층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지축을 울렸다
.


 
준은 안간힘을 써 기어 올라 비상 탈출구를 열어 제쳤다
.
탈출구 밖은 1층 차고였다
.
준은 떨리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켜 몸을 피했다
.


 
추락한 김용호는 죽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도 시간은 침통하면서도 격앙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초청해 온 목사를 비롯해 전 교인들이 합심해 엘리베이터 사고로 중상을 입은 김용호의 회복을 위해 통성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


 
성령님이 강림하사…’ 집사들은 알아 들을 수 없는 소리로 부르짖었다
.
그들은 이것을 방언기도라 했다
.


 
장로들은 찬송가를 불렀으며 몇몇 여신도들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
기도자들의 외치는 소리가 더욱 커지면서 두 팔이 하늘을 향해 간절히 펼쳐 졌다
.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겁에 질린 듯한 눈빛으로 쳐다 보았다
.
목사는 기도의 간구함이 하도 간절해 땀을 비오듯 쏟아내고 있다. 이것은 더운 날씨 탓만은 아니었다
.


김용호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에서 어느새 기절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초청된 목사는 병을 치료하는 기적을 일으켰던 목사로 수년간 경험을 통해 어느 순간에 신자들이 절정에 이르고 어느 때 흥분이 가라앉는지, 어디 쯤에서 멈춰야 하는지를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계속)


 


.

권상득  2012/09/11 11:32:21 [답글] 수정 삭제
김건님의 56회 대 장편연재의 글을 한번도 빼놓지 않고
읽었습니다.
날씨가 시원해지는 독서의 계절에 김건님의 글이 더한층
닥아옵니다. 하나님의 축복속에 건강을 기원합니다.
김건  2012/09/11 11:32:21 수정 삭제
권선생님 감사합니다. 56회차 동안이나.. 빼놓지않고.. 다 읽으셨다니요.. 너무 감사합니다.
예년같지않턴 올해의 무더위가 선생님의 작품활동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는지요. 계속해서 앞으로 더욱 더 좋은 작품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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