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여! 내 조국이여! (제53회)
글/ 김 건
행방불명 된 시드니의 어느교민 ①-1
그주 일요일 아침, 준은 집에서 시드니 한인교회 목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날 저녁 목사님이 전화로 준에게 자신이 직접 픽업하겠다라는 말을 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속시간이 10여분 지났지만 목사는 도착하지 않고 있다. 아침부터 후줄근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준은 현관 밖에서 기다리는 것이 차라리 낫다라 생각했다. 처음 오는 길에 목사가 집을 잘 찾지 못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에서 였다.
시드니 교민 8만여명 중 약 90%가 교회를 나간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독실한 신자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길이 없지만, 그만큼 이민생활이 고달프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두들 한 주간 동안 말 못할 여러 사연들을 안고 교회를 나와 하소연 하고 위로도 받으며 서로 교제하는 생활이 이민자들의 오랜 습관처럼 돼 버렸다.
점차 굵어진 빗줄기를 뚫고 토요타 승합차 ‘타라고’ 한 대가 준의 눈 앞에서 서행했다.
운전자는 차를 멈추고 조수석 쪽 창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이시죠?”
“예, 안녕하십니까. 목사님이시죠?” 준이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젊은 목사는 대답을 하고 손을 뻗어 차 문을 열었다.
준은 웃옷을 들고 집 계단을 달려 내려가 퍼 붙는 빗줄기를 피해 차 속으로 뛰어 들었다. 목사는 늦어진 것에 대해 사과하고 1번 프리웨이에 차 사고가 있어 혼잡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준은 환한 얼굴의 젊은 목사에게 곧 친밀감을 느꼈다.
준이 알기로 일부 젊은 목사들은 얼굴 표정은 웃고 있지만... 또 겉보기는 친절하고 겸손
하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의 종이라는 스스로의 직분을 앞세워 눈에 보이지 않는 거만을 떨었기 때문이다.(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