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안케 작성일 : 2011-10-06 조회수 : 763
아!~ 박 병장이 포탄을 맞았다




      아!~ 박 병장이 포탄을 맞았다


 



“과~광!” “과 광~!”


박 병장 바로 뒤에 적의 박격 포탄이 산발적으로 두 발 동시에 떨어져 폭발하면서 시커먼 연기와 먼지 속으로 박 병장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다.


‘아!~ 박 병장이 전사하였구나!’


순간적으로 착각하면서도 고개를 돌려 눈을 감았다가 살며시 눈을 떠보니, 그 때까지 연기와 먼지가 걷히지 않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연기와 먼지가 서서히 걷히고 나서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천만다행으로 박 병장은 뿌연 먼지를 뒤집어 쓴 채, 꼼지락꼼지락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무사한 것 같았다.


그러나 엄청나게 놀라고 겁을 많이 먹은 것으로 보였다.


권 병장은 얼른 박 병장이 있는 작은 바위 쪽으로 되돌아가서,


“박 병장 괜찮아!”


“또다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니까 빨리 저 앞에 있는 큰 바위 밑으로 가자”


재촉을 해도 요지부동이었다.


박 병장의 겁먹은 표정이 얼마 전에 꽁비 계곡 삼거리 매복 작전에서 잡은 월맹군 보급 장교가 클레모아 후폭풍에 맞아 뿌연 먼지를 흠뻑 뒤집어 쓴 채, 얼이 빠져 바보 멍청이 같이 눈만 껌벅껌벅 거리고 있던 그 몰골과 너무나 흡사하였다.


그 숨 막히는 와중에서도 웃음이 나왔다.


권 병장은 얼른 목에 걸고 있던 세면수건으로 뿌연 먼지를 뒤집어쓴 채,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박 병장 얼굴을 대충 닦아주고, 급히 그의 손목을 끌다시피 해서 큰 바위 밑에다 데려다 놓고는 온 몸에 뒤집어 쓴 먼지를 세면 수건으로 털어 주었다.


그 때까지도 아무 말 없이 바보처럼 멍청히 앉아있던 박 병장이


“권 병장님 고맙습니다.”


“적들이 쏘아대는 포탄이 너무나 무서워요”


조금 전 동시에 떨어진 두 발의 포탄에 맞아 죽는 줄 알았다면서, 이제는 날아오는 포 소리만 들어도 무서워 소름이 끼친다고 어린애처럼 울먹이고 있었다.


“박 병장! 너무 무서워하지 마!”


“어차피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맡기자고”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싸우다 보면 살아날 수 있을 거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다고 하던데, 설마 죽기야 하겠어?”


박 병장을 달래며 위로를 해 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조금 전 작은 바위에서 적들의 박격포탄 두 발이 동시에 떨어졌을 때, 엄청나게 겁을 많이 집어먹고 혼쭐이 빠져 떨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박 병장이 너무나 무서워하는 것을 본 권 병장도 전과는 달리 담력과 배포가 두둑한 배짱은 어디 가고, 자꾸만 주눅이 들고 자신감과 용기도 없어져서 자신도 모르게 불안하고 두려워져 무서운 공포가 서물서물 엄습해 오는 것 같았다.


일종의 공포감의 전이현상이라고나 할까?


자꾸만 나약해지려는 마음을 단단히 다져먹었다.



그때 소도산 전술기지 교통호에서 출발할 당시 박 병장이 겁을 잔뜩 집어먹고 조금 멈칫멈칫하였을 때, 적들의 포 날아오는 소리를 듣고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에 박 병장과 권 병장은 하마터면 천길만길 황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했던 사건이 다시 떠올라 한시라도 빨리 이 사지를 벗어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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