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안케 작성일 : 2011-10-04 조회수 : 881
박격포 날아오는 소리가 뚝 끊어지다



      박격포 날아오는 소리가 뚝 끊어지다


 



마지막으로 수색중대 제2소대가 앞으로 나갈 차례가 되었다.


수색중대 제2소대 임시 소대장을 맡은 수색중대 부관이었던 조 만행 중위가 제1대대장 앞으로 다가가서 수색중대는 자기가 잘 통솔하겠다고 보고를 하였다.


 


그리고는 소대원들에게 결연한 표정으로 하나하나 얼굴을 훑어보다가 불같이 호령을 내렸다.


“적들의 박격포가 날아오는 638고지 쪽 상공을 잘 관측하고 있다가 박격포 소리를 잘 듣고 뛰어!”


조 만행 중위가 선두에 서서 용감하게 제일 먼저 뛰어 나갔다.


이에 용기를 얻은 소대원들과 조 만행 중위를 따라 올라온 대부분의 신병들은 제3중대에 배속된 그 신병처럼 겁에 질려 우는 병사는 한명도 없었다. 638고지로 나가는 철조망사이 좁은 소로를 순조롭게 통과하였다.


 


 


638고지 밑에 있는 5부 능선 큰 바위 밑에까지 무사히 도착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권 병장 바로 앞에서 튀어나가야 할 박 희웅 병장이 겁을 잔뜩 집어먹고 머뭇머뭇 망설이다가 마지못해 뛰어 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


 


박 희웅 병장은 월남에 도착하여 약 2주간 받던 교육과 훈련을 중단하고, 신병들의 훈련과 교육을 시키는 교관이었던 수색중대 부관 조 만행 중위와 함께 올라온 월남 신참이었다.


난생 처음 겪는 전투이기 때문에 이 절박한 순간을 제대로 적응을 못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권 병장은 수색중대 제2소대의 일렬 전술종대 맨 뒤쪽 후미에서 두 번째로 따라가고 있었다.


권 병장 바로 뒤, 맨 후미에는 서울대학출신 최 지원 병장이 서두르지 않고 적의 포 뜨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추어서 권 병장 뒤를 여유롭게 따라 오고 있었다.


 


그런데, 박 희웅 병장과 권 준 병장이 638고지 큰 바위 밑에 가까이 다가갔을 무렵, 계속 “쉬~쉬!”소리를 내며 멀리 날아가던 포탄이 갑자기 박 병장과 권 병장의 바로 머리 위 상공에서


“쉬익!~”하며 소리가 뚝 끊어졌다.


순간 권 병장은 무척 당황했다.


적의 박격 포탄이 박 병장과 권 병장이 있는 바로 근처에 떨어진다는 신호가 틀림없었다.


권 병장은 있는 힘을 다해 박 병장한테 빨리 뛰어나가라고 재촉하며 은폐엄폐물을 찾아서 “계속 앞으로 전진 하라!~”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그런데도 박 병장은 박격 포탄이 자신의 옆에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갑자기 바로 앞에 있는 작은 바위 앞에 엎드려서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고만 있었다.


 


위급한 순간에 대처능력을 잃은 박 병장을 보다 못한 권 병장이 작은 바위는 은폐엄폐물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힘을 다해 작은 바위를 뛰어 넘어 좀 더 안전한 큰 바위 밑으로 가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박 병장이 있는 바위 쪽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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