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638고지로 진격하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는
서 정주 시인의 시 한 구절처럼 638고지를 보병이 공격하기 위해서 아침부터 방칸에 있는 제61 포대와 소도산 전술기지에 있는 포구에서 그렇게 불을 뿜었나 보다.
수많은 포탄을 적진에 엄청나게 쏟아 부었다.
미군 무장헬기도 굉음소리를 내면서 로켓포와 M-60기관총으로 638고지에 맹렬하게 폭격을 가하였다.
“베트남 넘버 텐!” “베트남 넘버 텐!” 을 연발하며,
한국군의 쓰레기장을 뒤적이던 그 미국인이 병원헬기에 구출되어 간 후, 중대본부에서 전달이 왔다.
지금부터 배구장 공터에서 운반하는 포탄사역은 중단한다.
내무반 (벙커)에 들어가서 공격에 필요한 물과 식량, 군장을 차질 없이 준비한다.
“그러면 그렇지!”
“결전의 순간은 드디어 눈앞에 다가왔구나!”
아침부터 아군들의 포 사격과 미군 무장헬기가 638고지에다 집중적으로 폭격하는 것이 보병이 638고지를 공격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전이란 자신의 예감이 적중했다고 김종일 하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씨 팔!
“꽃다운 젊은 청춘을 피어보지도 못하고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되었구먼!”
“사랑하는 선아를 청산과부로 만들게 되었구먼!”
찬란한 꿈도 이루어 보지도 못하고 이국땅에 묻히게 되었구먼!
권 준 병장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긴 한숨을 토해내었다.
내무반(벙커) 이곳저곳은 벌집 쑤셔놓은 것처럼 웅성거렸다.
훈련과 교육을 중단하고 수색중대 부관을 따라 난생 처음으로 작전에 투입된 신참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울먹이고 있었다.
수색중대는 죽음의 고지와 피의 능선으로 명명된 638고지에 특공대와 수색, 매복 작전은 나가지 않는 대신 638고지를 공격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공격에 필요한 식량과 물을 충분히 확보하였다.
보급품도 재 지급 받아서 공격 준비를 완료하였다.
다들 결연한 표정으로 비좁은 벙커 속에서 바짝 긴장을 하며 집합해 있었다. 어제 새로 부임해 온 수색중대장 한 종석 대위는 매우 긴장된 표정으로 638고지에 대한 지형과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 앞에 보이는 638고지 정상 뒤쪽에 벙커 두 개가 구축되어 있다”
“638고지는 아군 전술기지 보다 약 38m정도가 높고 거리는 약
300m-400m 정도가 된다.”
이 두개의 벙커는 제1중대 전우들이 구축해 놓고 제1중대 전술기지를 경계하기 위해서 그 벙커에서 밤에는 야간 매복 작전을 하고, 낮에는 적의동태를 살피는 주간관측소 역할을 했던 곳이다.
그런데 한국으로 철수 준비관계로 교육과 훈련을 하느라 평소에 하던 매복 작전을 나가지 않았다. 이틈을 이용하여 월맹정규군 3사단 12연대가 638고지를 무단으로 잠입하여 점령하였다.
천혜의 요새와 같은 이 두개의 벙커를 적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적 월맹군들은 638고지 일대 구석구석에 틀어박혀 참호와 교통호를 거미줄처럼 구축하였다.
적 월맹군들이 만반의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아군이 공격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군 지휘부는 이 같은 정보와 첩보도 모른 채, 막무가내로638고지를 공격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