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안케 작성일 : 2011-08-05 조회수 : 902
신임 중대장이 부임해오다

 



      신임중대장이 부임해오다.


 



정말!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답답했다.


상황은 점점 아군 쪽이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제쯤 이놈의 전쟁이 종결될 것인지 전황은 미궁 속에 빠져 아무도 예측을 할 수 없게 진행되고 있었다.


연대정보과에서 수집한 정보로는 하루 수색작전만 수행하면 된다던 작전이 언제쯤 종결될 것이지?


마치! 미로처럼 얽기고 설긴 길고 긴 어두운 동굴 속 같이 이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옆에서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웃고 떠들고 했던 전우들이 한 순간에 전사하고 또 전상을 당하기도 하고, 전쟁공포증에 미쳐가는 전우들을 생전처음 월남에 와서 목격하게 되는 순간,


‘이것이 전쟁의 비극이구나󰡑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열대아의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온 몸이 소름이 끼쳐 오싹 한기를 느낄 정도였다.



권 준 병장도 살아서 부모형제와 사랑하는 선아가 기다리고 있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암담하고 불안한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한참이나 복잡한 상념에 젖어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을 때였다.


“이때 수색중대원전원 집합하라”는 전달이 왔다.


또 무슨 엄청난 작전명령으로 사경을 헤매는 꼴을 당할지 몰라 지레 겁을 먹은 중대원들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일개소대병력이 사용하는 비좁은 벙커 속에 수색중대전원이 콩나물시루 박힌 신세로 오골 오골 집합해 있었다.


신임 중대장이 부임해왔다고 했다.


맹호 기갑연대 제1대대본부중대장으로 근무하다가 용감하게 수색중대장으로 지원해서 부임해 왔다는 것이다.


지금 막 부임해온임중대장은 연대내 하나밖에 없는 연대직할중대로서 수색, 정찰, 매복 작전이 보병중대보다 갑절이상 많고, 위험도 몇 배 이상 높은 수색중대장으로 부임해온 것이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연대 내에서 그 누구도 수색중대장으로 부임해오기를 꺼리고 있었다.


그러나 한종석 대위는 용감하게도 수색중대장으로 지원하여 부임해 왔다는 것이다.


드디어, 대위 계급장을 단 단독군장차림의 낯선 인물이 벙커 문을 열고 들어섰다.


내무반통로에 차렷 자세를 취해 바싹 긴장된 모습으로 서있던 수색중대 부관 조만행 중위의 구령이 떨어졌다.


“중대~” 차려 엇!”


“중대장님께 경례!”


“맹~호!”


“맹호!”


“쉬어!”


“신임중대장님의 인사말과 훈시가 있겠다.”


부관 조만행 중위의 긴장된 목소리가 중대원들의 마음을 잔뜩 얼어붙게 했다.


신임 중대장 한종석 대위는 눈에 잔뜩 힘을 주고, 강력한 눈빛으로 중대원들을 둘러보며 인사말과 훈시를 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개부대 내에서도 제일 용감하고 용맹스러운 무적의 수색중대장으로 부임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상부에는 훈장이 무진장 많이 나와 있다.”


“이제는 조국을 위해 충성을 다 하며 이 한 몸 바치는 것을 영광이라고 생각해야 된다.”


“그리고국에서는 장관, 도지사가 죽어도 국립묘지에 묻어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너희들은 여기서 전사하게 되면 현충원 국립묘지에 안장시켜주니까 그 얼마나 큰 영광이냐?”


마치, 수색중대에 중대장으로 지원해온 것이 꼭 훈장 때문에 온 사람처럼 말했다.


권 준 병장은 마음속으로 신임중대장에게 ‘훈장에 미친 놈’ 이라고 욕이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 나올 번했다.



부임하자마자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중대원들에게 한다는 첫 마디가 훈장과 국립묘지 안장이야기부터 꺼내는 신임중대장에게 존경과 신뢰의 마음이 그만 무너지고 말았다.


여기저기서 중대원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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