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안케 작성일 : 2011-02-04 조회수 : 1145
노병의 전자편지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는 소대장님에게


 



국립묘지에 고이 잠들어 있는 김진흥 소대장님 안녕하세요?


낮도 설고 물도 설은 이역만리 월남 땅 앙케 패스 19번 도로 Q커브 공터지점에서 앙케 작전 출동 첫날, 적 월맹군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고 꽃다운 젊은 청춘을 피어 보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나 가신지도 어언 40여 년이란 세월이 흘러 군요.



소대장님!


오늘은 소대장님이 계시는 저승 소식이 너무나 궁금하여 가물거리는 기억을 되살려 이렇게 두서없이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 곳 저승 생활은 어떠하신지요? 아마도 잘 계시고 있겠지요?


그날 그 장소에서 소대장님과 함께 저 세상으로 동행한 수색중대 제1소대 전우들과 제1소대장 임 진우 중위님도 잘 계시고 있는지요?



그 치열하고 처절했던 앙케 전투에서 고엽제 비를 맞고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전우들도 행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못쓸 다이옥신 고엽제에 피폭되어 평생 동 안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살아가다가 결국은 가족들에게 무거운 짐만 지어놓고 한 많은 이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고엽제 병마에 시달리며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전우들은 곧 저 세상으로 갈 것이란 생각 때문에, 소대장님이 계시는 그곳 저승 소식을 무척 알고 싶어 합니다.



정말 지옥과 천당, 극락이 존재하고 있는지요?


그곳 저승 실정을 알고 있는 전우들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전전긍긍 하면서 종교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전우들이 많습니다.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천당과 극락으로 가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마도 소대장님은 잘 알고 계시겠지요?



소대장님!


앙케 전투에서 우리 수색중대는 정말 억울했습니다. 우리 수색중대는 월맹군으로부터 세 번 씩이나 기습공격을 받고 엄청난 피해와 희생을 치루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중대는 하늘의 도우심과 끈질긴 생명력, 애국애족에 불타는 희생정신으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습니다. 월맹군 제3사단 12연대가 천혜의 요새와 같은 벙커 속에서 철통같이 방어 작전을 하고 있는 앙케 패스 638고지를 인해전술 작전으로 두 번 씩이나 공격하여, 천신만고 끝에 638고지를 탈환하여, 마침내 우리 수색중대는 앙케 전투 승리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수색중대가 세운 전공은 어이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또, 수색중대의 전투상보(전투일지)마저 누락 시켜 버렸습니다. 한 많은 앙케 전투의 진실이 왜곡된 것을 알면서도 보안사항이란 빌미로 앞으로 10년 동안은 “이 비밀을 발설하면 엄벌에 처한다는 강요 때문에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영원히 묻혀 질 뻔 했던 굴절된 역사 속에 왜곡 되었던 앙케 전투의 진실이 밝혀지고 말았습니다.



1975년 4월30일 10시20분에 월맹군에게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므로 월남공화국은 역사의 무대 뒤로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월남공화국이 패망한 지, 약 17년이 지난 후,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과 우리나라는 국교, 수교에 합의 하였습니다. 양국이 수교에 대한 경축기념으로 MBC TV방송국에서, 월남 전사에서 최대격전지 앙케 패스 638고지 정상에서 특집방송을 방영 했을 때, 앙케 전투 당시에 638고지를 방어했던 월맹군 특공대 장교가 이렇게 증언을 하였습니다.



그때 한국군(따이한)은 쓰러지고 쓰러져도 인해전술 작전으로 계속 밀고 올라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후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증언 했습니다. 서로가 총부리를 겨우며 죽이고 죽이던 적군이었던 월맹군 장교가 수색중대가 펼쳤던 작전을, 진실 그대로 증언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 했습니다.



소대장님!


그때 제가 대필했던 펜팔편지, 탤런트 지망생이고, 빼어난 미모라고 알려졌던 그 여대생 기억나십니까?



‘권 병장 너, 각오해! 만일 편지 답장이 오지 않으면 알지?’


소대장님의 그 늠름한 목소리가 지금도 내 귓전에 쩌렁쩌렁 하게 들여오는 것 같습니다.



상대가 탤런트 지망생이고 빼어난 미모의 여대생이란 정보에, 콧대가 높을 대로 높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무척 긴장했었습니다.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하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연대전술기지 내 미니동물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공작새 깃털을, 밤에 아무도 모르게 가위로 잘라 와서 편지 봉투 속에 넣어 보내지요.


권 병장의 이 같은 정성에 감동을 받았는지? 소대장님이 전사한 후, 그녀한테서 편지 답장이 왔었습니다.



김중위님의 편지 첫 구절에 ‘폭음만이 귓전을 울리는 전선의 밤입니다.’ 라는 사연이 전혀 실감을 못 느낄 만큼, 이곳 고국의 밤하늘에는 별들만이 속삭이듯 반짝거리는 평화로운 밤입니다.



이 밤도 김중위님의 늠름한 모습을 그리면서 MBC-문화방송 ‘한 밤의 음악편지’ 담당자에게 김중위님에게 보내는 사연을 신청했다는 내용과 함께, 생전 처음으로 받아본 귀하고 귀한 신비스런 공작새 깃털과 편지 잘 받았으며, 이번 탤런트 시험에 무난히 합격했다는 절절한 내용의 편지 답장이 왔었습니다.


아마 그 빼어난 미모의 여대생도 지금쯤은 40여 년이란 모진 세월의 세파 속에 할머니가 되어 있겠지요?



소대장님!


이제 권 병장도 소대장님 곁으로 가야 될 것 같습니다. 그 못쓸 고엽제 병마와 싸울 여력이 다 소진 된 것 같습니다. 만나게 되면 상상을 초월한 이곳 세상의 발전상을 보고 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테미산  2011/01/12 09:31:01 [답글] 수정 삭제
감회가 새롭 습니다 남의일 같지 않습니다
소대장을 찾아 주신 전우님의 한결같은 마음은 제심금을
울리는군요
비록 말이 없지만 소대장님께서도 감사하게 생각 하실 것입니다
권태준  2011/01/12 09:31:01 수정 삭제
테미산님 감사합니다.
그때 펜팔편지 답장을 보내왔던 그 여대생은 지금쯤은 할머니가 되어 있겠지요.
권 병장 너!
만일 편지 답장이 오지 않으면 각오해하는 소대장님의 목소리가 지금도 내 귓전에 쩌렁쩌렁 울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행복하고 좋은시간 되세요.
























백하사  2011/01/12 09:37:58 [답글] 수정 삭제
권 전우님 소대장님을 찾으셨군요, 중위 김진흥 화랑무공훈장수여, 72년5월18일,
권태준  2011/01/12 09:37:58 수정 삭제
백 하사님 반갑습니다.
나는 모르고 있었는데, 김진흥 소대장님이 화랑무공훈장이 추서 되었군요.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세요.













심대흥  2011/01/12 10:45:13 [답글] 수정 삭제
가슴이 울렁입니다.
구구절절 묻어나는 편지 귀절이 때로는 슬픔의 노래되어, 때로는 울분의 칼날되어 흩날립니다.
아아~~ 월남이여~~ 전우여~~~~













권태준  2011/01/13 12:06:30 [답글] 수정 삭제
심 사령관님 안녕하세요?
그 때 김진흥 소대장님이 장렬히 전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수색중대원들은 정글복 옷 소매자락으로 눈물을 훔치며 분노하고 오열했습니다.
지금도 꿈속에서 소대장님의 20대 젊은 모습이 나타나곤 합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마틴리  2011/01/18 05:41:36 [답글] 수정 삭제
아 ! 안케의 그늘....
마음이 진 합니다.
테미산님 고맙고 감사합니다.
마음이 편해지면서 시원도하고 애잔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뵙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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