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고재목 작성일 : 2019-10-31 조회수 : 82
가을공원

공원벤치

2019.10.31

 

발밑에 부서지는

낙엽과

허공에서 쏟아지는 

단풍들이

 

은행알 꽁한 냄새와 함께

공원 벤치로 유혹한다

 

선선한 바람에 몸을 맡기니

며칠간 잊었던

쐬주가 그립구나

 

우울의 계절

색깔의 아름다움도

어쩔 수 없는 

지독한 우울은

 

타고난

우리의 숙명인걸

 

이런 날은 로또 한장

쐬주 한병을 사자

 

지는 낙엽처럼 허허롭게

쐬주를 마시자

 

1등의 환희를

내것과 보태자

 

이런 우울은

쉽게 떨칠 수 없는 거다

 

독한 취기에 몸을 맡기고

한껏 서러워 하자

 

이 지독한 가을이

비켜 설 때까지 

 

高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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