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晩書 작성일 : 2018-02-08 조회수 : 352
짜빈동의 영웅 가시다.

우리는 그를 캡틴 (captain) 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를 oh my captain 이라고 불렀습니다. 강한 카리스마로 군림하는 그런 캡틴이 아닌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늘 자애로운 형님 같은 그런 캡틴이었습니다. 그 분은 영웅이었습니다. 저 이국땅 짜빈동의 신화를 창조한 큰 영웅이었습니다. 어깨에 힘을 주고 스스로 영웅이라고 내세우는 어줍잖은 영웅이기를 거부하고 늘 자신을 낮춰 작은 영웅으로 남기를 소망했습니다. 큰 공은 자신과 고락을 함께한 전우들에게 돌리고 언제나 허허로운 소박한 웃음으로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던 우리들의 영웅입니다.

몇 해 전 작고하신 오 윤진 장군께서 이제 청룡부대 지휘부는 자신만 남았다고 회한을 하시던 일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오늘 또 다시 청룡의 전설을 보내드려야 합니다. 살을 베일 듯 칼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던 매서운 동장군도 우리들의 영웅가시는 길에 무장해제하고 스스로 녹아내려 우리들의 영웅을 배웅하는 사람들에게 미소 같은 따스함을 남기고 그렇게 그분은 하늘 길을 유람하듯 떠나가셨습니다. 늘 아프게 생각하던 그 때 그 전우들이 기다리고 있을 그 곳을 찾아 가셨습니다. 아직은 살아있는 전우들을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미국 전우들을 남겨둔 채 천상에서의 재회를 약속하고 그렇게 가셨습니다.

한 해 두해 세월이 가는 동안 먼 길을 떠나가는 전우들이 하나 둘 늘어 인생의 덧없음을 실감케 하는데, 늘 옆에 있을 것 만 같았던 캡틴을 보내야 하는 이 허허로움을 어찌 달랠 수 있겠습니까? 다만 머지않은 날에 우리 모두가 천상의 천군(天軍)이 되어 우렁찬 진군의 북소리를 울릴 수 있으리라는 불멸의 믿음으로 캡틴을 보내 드리렵니다.

캡틴, 우리는 당신을 그렇게 불렀습니다. 짜빈동의 영웅이라고 하면 그 날 불꽃같이 산화한 옛 전우들에게 그 공(功)을 돌리곤 하시던 캡틴의 겸양을 이제는 볼 수 없겠지요.

captain, oh my captain 이제 안녕히 가십시오. 이승에서 보내는 우리 전우들의 최후의 거수경례로 캡틴 선배님을 배웅합니다.







정재성  2018/02/08 23:28:54 [답글] 수정 삭제
홍전우의 글을 읽으니 더욱 찹찹해집니다. 바로 일주일전에 신설동에 잘 아는 참치 전문점에서 점심이나 하자고 연락을 주셔서 나갔더니 세분의 청룡전우님들이 와 게셨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게 바로 마지막일 줄을 누가 예측했겠습니까? 어제 비보를 전해 듣고 너무도 놀랐습니다. 늘 타를 위하여 베푸시려 하시던 소박한 인품이 오래도록 가슴속에 남을 것입니다. 근심 없는 천상에서 영면하시길 빕니다.
pat430  2018/02/09 04:59:08 [답글] 수정 삭제
짜빈동전투의 영웅 고 김세창전우님의 영전에 머리숙여 례를 표합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군요 홍윤기전우의 출판모임(남대문시장 부근)에서 많은 전우들과 같이하시며
인사를 나누고 정담을.....
정재성 여정건 홍진흠 홍윤기전우님께서 같이 하셨군요
같이하신 전우님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드립니다.
김경만  2018/02/09 10:19:23 [답글] 수정 삭제
후덕하신 선배님이셨는데.
가시는 길 함께하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고재목  2018/02/09 20:46:09 [답글] 수정 삭제
부디 평안히 영면 하소서.
과분한 사랑을 받은 지난 날을 회상하니 참으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어찌 그리 황망히 가셨습니까?
늘 너그러운 미소로 온 주변의 사람들을 넉넉히 포용하셨던 선배님의 모습이
가슴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누구든 다 가야할 길이지만 너무나 갑작스런 일이라
가슴만 먹먹합니다.

늘 그 인자하시던 웃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짜빈동의 영웅이신 그 용기와 지혜도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천상에서 영원한 복락을 누리소서.
한광덕  2018/02/12 21:28:58 [답글] 수정 삭제
김세창 전우의 영결식에 함게 하지 못했습니다.
낫 익은 전우들의 전우애에 경의를 표하며 감사합니다.
오랜 만에 글 하나 남기려고 들어 왔었습니다.
월남에서의 투혼이 발휘되기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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