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정재성 작성일 : 2017-12-27 조회수 : 249
또 한해를 보내며


살아온 길을 뒤돌아보며 서서히 인생을 정리할 나이가된 연노한 사람들을 가리켜 세인들은 산전수전 다 겪은 세대라 칭하고 또는 우스갯소리로 지상전, 수중전, 공중전을 다 체험한 사람들이라고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네 월남전 참전 전우들이야말로 세인들이 말하는 그런 캐다고리에 딱 들어맞는 주인공들이다.



젊은 나이 땐 국내외로 뻔질나게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본의 아니게 소원했었지만 1990년대부턴 전우들과 연이 닿아 지교를 맺어 온지 벌써 20여년이 훌쩍 넘고 있다. 야멸차게 밀어붙이는 세월의 탓이겠지만 카렌다를 20여개를 바꿔달고 나니 꽤나 단단했던 전우들도 이제 하나둘씩 건강악화의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다. 반갑지 않은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고 창문 넘어 먼 하늘을 맥없이 응시하게 된다. 용맹을 떨치던 맹호, 백마, 청룡의 활동사진은 돌려 도 돌려도 흥미롭고 자긍심까지 느끼는데....


염라(閻羅)사단장의 복귀인사명령을 소지하고 지체 없이 들어서야할 거대한 수용소문이 저만치 보이는 게 우리네 현실이니 저절로 숙연해진다.


세월이 우릴 떼미는게 아니라 우리가 자진해서 시간적 공간에서 빨리 멀어지고 싶었던 해가 바로 2017년이다. 인생 칠십 성상을 지나오면서 동족상잔 6.25 전쟁을 제외하고 2017년과 같은 질곡의 소용돌이는 처음 경험했다. 하기야 세계인들이 또 다른 화약고로 염려하는 곳이 한반도이고 게다가 짙은 전운(戰雲)까지 드리워져있으니 해가 바뀐들 무슨 뾰족한 수가 있으랴.



시끄러웠던 2017년과 현실로 다가서고 있는 지정학적 염려들을 잠시 잊고 참전 노병들과 둘러앉아 담소나 나누고 싶어 카카오 통발을 날렸다(12.26 오후4시).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일곱 명이나 모였다. 한우 곱창구이 안주에다 두꺼비를 여러 마리 잡았다. 역시 건강문제, 나라 돌아가는 꼴, 서거하신 채명신 사령관님 얘기로 꽃을 피웠다. 전우들과의 만남에는 가식이 없고 솔직담백한 대화가 오가기 때문에 몇 번을 들어도 감칠맛이 난다. 중늙은이들이 마냥 앉아있기가 뭐해서 주섬주섬 일어섰다. 한 살을 더 보태니 이마에 이랑이 하나 더 늘겠지만 우리 모두 섭생에 조심 또 조심하여 염라사단 수용소 입소를 최대한 미뤄보십시다. 한 해 동안 주 월 한국군(rokfv.com)에 보내주신 후의에 감사드리며 모든 전우님들의 강건하심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좌로부터 정재성,김경만,홍윤기, 홍진흠,권신기, 최남열, 고재목
滿書  2017/12/27 12:41:45 [답글] 수정 삭제
만나서 밥갑고 행복핸 시간이었습니다. 새해엔 모두 간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정근영  2017/12/27 16:49:19 [답글] 수정 삭제
안녕하시지요? 낮익은 얼굴들이 보고싶습니다.함께못해 늘 미안한 마음 금할길없었습니다.다사다난했든 정유년도 잘 보내시고 닥아오는 무술년엔 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받으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ㅡ초심2 ㅡ
민경상  2017/12/28 22:48:17 [답글] 수정 삭제
정재성전우님 ! 반갑습니다. 건강 하시죠. 저는 항상 전우님들이 희로애락을 할 수 있는 홈피를 운여하여 주시는 정재성전우님과 최진현전우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답니다.
전우회에 참석하여 보아도 인터넷상으로 느끼는 정감같지 않아, 가슴 아픈적이 한두번이
아닌듯 싶습니다. 저는 전우회에 자주 참석하여 쓴소리도 자주해가며 좋은 방향으로 전우회를 안내해 드리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답니다.
거의 매일 인터넷상으로 전우님들을 뵙고 활동상황을 보고 있으나, 한번도 참여를 못하여 죄송 할 다름입니다. 새해에도 전우님들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를 빕니다.
정재성  2017/12/28 22:48:17 수정 삭제
을씨년스럽기 짝이없는 홈페이지를 늘 바쁘게 방문해주시는 민교장님께 늘 감사함을 느낍니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성원해주시고 내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고재목  2017/12/29 18:15:18 [답글] 수정 삭제
오랜만이었지만 역시 전우님들은 만날 맛이 납니다.
모두들 건강 잘 챙기시고
가야할 길을 갈 때 가더라도,
내년부턴 만사 담담히 살도록 해야 되지 않겠나 결심해 봅니다.
이제 이틀 남은 2017년,
잊고 싶은 악몸의 2017년
깨끗이 보내고
다시 만날 때는 나라주변의 상황이 잘 정리되어
따뜻한 햇볕처럼 밝게 만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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