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중요한 일정이 없거나 악천후가 아닌 날엔 건강유지 방편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 온지 벌써 19년째 됩니다. 집에서부터 접근성이 용이한 중랑천 변 자전거 전용 도로를 따라 편도 10km를 왕복 주행합니다.
많이 후덥지근한 날씨였지만 어제 아침에도 일상적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갔습니다. 며칠 전 내린 집중호우로 개천 주변이 물이 쓸고 지나간 흙탕물 앙금과 부유물들로 범벅을 이뤘습니다.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달리던 중 이맘때쯤이면 늘 그곳에 있었겠지만 전용도로변에서 유독 내 시선을 붙잡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바로 화사한 모습의 우리나라꽃 무궁화였습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흙탕물속에 갇혀있었을 텐데도 유난히 화사하고 그윽한 모습으로 쌩하고 지나칠 뻔한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자전거를 세우고 내려 가지에 걸린 검불들을 걷어내며 무언에 대화를 나눴습니다. 생명력과 번식력이 강하니 부디 강하게 자라나서 비교적 황량한 중랑천 변을 화려한 무궁화 꽃밭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고 같이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다시 페달을 밟으며 무궁화 꽃 꽃말 중엔 ‘일편단심’이 포함되었음을 기억하며 이내 불세출의 애국자 지만원 박사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일찍이 일신의 영달을 꾀하는 일을 모두포기하고 영어(囹圄)의 상황까지도 감내 하면서 오직 애국을 위한 투쟁에 온몸을 바쳐온 그임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감히 무궁화 꽃에 비유해 보게 되는 것입니다.
무궁화 꽃은 화려하거나 향기가 짙지 않아도 아름답고 그윽합니다. 며칠 전 진흙탕물속에 잠겼다가도 화사한 자태를 드러낸 중랑천변의 무궁화 꽃같이 온갖 역경을 버텨내며 애국투쟁 선봉에 서있는 지만원 박사에게도 사필귀정(事必歸正)의 꽃이 화사하게 개화되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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